증시 급변동 속 정책 대응 한계…근본 처방 필요
핵심 요약
코스피가 29일 6000선이 붕괴된 채 마감하며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올해 코스피 사이드카 발동은 43회로 2008년 연간 최대치를 넘어섰다. 정부는 레버리지 ETF 규제 검토 등 대책을 내놨지만 정책 실패 논란과 근본 처방 요구가 제기된다.
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며 사이드카 발동이 일상화되고 있다. 29일 코스피 지수는 심리적 지지선인 6000선이 붕괴된 채 장을 마감했으며, 전날 10% 이상 폭락한 데 이어 이날도 6% 가까이 하락했다.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한 SK하이닉스 실적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따른 경쟁 심화 우려가 급락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 같은 급락세 속에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됐다. 두 시장에 연이틀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사이드카는 총 43회 발동되며 이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기록한 연간 최대치인 26회를 크게 넘어섰다.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진 원인은 복합적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정보기술(IT)·에너지·의료·산업재 등 고변동성 섹터가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초 35%에서 지난 6월 84%로 급증한 점을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의 직접적 영향을 받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구조적 위험도 커진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지난 5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허용한 것이 결과적으로 악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8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개인별 투자 비율을 금융투자 상품의 20% 이내로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잇따라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이날 “많은 문제가 레버리지 ETF 하나로 귀결되는 것처럼 말하는데 꼭 그렇진 않다”며 개인투자자들의 역동적 투자와 파생상품 증가 등도 변동성 원인이라고 밝혔다. 고위 당국자가 개인투자자를 언급하며 책임 소재를 흐리는 발언을 한 것은 적절치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부는 정책 실패 여부를 면밀히 점검하고 단기 대응에 그치지 말고 근본적 처방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