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 속 ‘경제 체력’만 강조한 정부
핵심 요약
코스피가 27거래일 만에 약 40% 급락했지만 정부는 경제 기초 여건과 시장 안정 조짐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며 올해 46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고위험 상품 도입과 국민연금 국내 주식 배분 확대의 경위를 조사하고 책임을 규명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코스피가 27거래일 만에 약 40% 급락하며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정부가 정책 혼선에 대한 해명보다 경제 기초 여건과 지수 안정 가능성을 강조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급격한 변동성의 원인으로 단일 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 도입과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배분 확대가 지목됐지만,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나오지 않았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목요일 한국 경제가 어느 때보다 강하고 전례 없는 성과를 내고 있다며, 시장 변동성에 신속히 대응해 최근 주가지수가 안정 조짐을 보인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도 경제의 기초 여건이 견고해 투자하기 어려운 국가로 평가될 위험은 전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러나 같은 날 삼성전자 주가는 6.3%, SK하이닉스는 10.37% 하락했고 코스피에서는 올해 46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정책실장 김용범이 이끄는 경제팀은 시장 취약성을 확인할 충분한 스트레스 테스트 없이 고위험 금융상품을 도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정책의 설계와 검증 과정,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린 배경을 투명하게 조사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야 한다는 요구도 커졌다.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목요일 원인 규명이나 책임 문제에 답하지 않은 채 대응책 마련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취지의 입장만 밝혔다.
시장 불안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거시경제 지표의 건전성만 내세우는 대응은 정책 실패와 신뢰 훼손 문제를 해소하기 어렵다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 1997년 외환위기 전에도 경고 신호가 커지는 가운데 경제 기초 여건이 양호하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당장의 충격을 줄이는 조치와 함께 변동성을 키운 정책의 도입 경위, 사전 검증 여부, 의사결정 책임을 확인하는 절차가 병행돼야 시장의 불신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