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긴장 고조에 국제유가 급등…항공사 실적 회복 '빨간불'
핵심 요약
중동 리스크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며 항공업계 실적 반등에 경고등이 켜졌다. 대한항공은 2분기 매출 최대에도 연료비 급증으로 영업이익이 34% 감소했다. 항공사들은 무급휴직 등 비용 절감에 나섰지만, 고유가·고환율 부담이 지속될 경우 하반기 여행 수요 회복 시점이 늦춰질 우려가 나온다.

미국과 이란 간 갈등이 다시 격화하면서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가 확대되자 국제유가가 급등했다. 이에 따라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둔 국내 항공업계가 연료비 부담 증가와 유류할증료 인상 가능성으로 실적 반등에 비상이 걸렸다.
19일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기준 9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88.10달러로 전 거래일보다 4.5%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8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배럴당 82.49달러로 4.5%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은 항공사의 영업비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공유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싱가포르 항공유(MOPS) 가격이 유가 흐름을 따라 움직이면서 향후 국제선 유류할증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장거리 노선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항공사는 항공기 한 대당 연료 소모량이 많아 유가 변동의 타격이 크다.
대한항공은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매출 5조199억원으로 역대 2분기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연료비 증가로 34.4% 감소한 2618억원에 그쳤다. 2분기 연료비는 1조99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0.9% 급증했다. 저비용항공사(LCC)도 상황은 비슷하다. LCC는 가격 경쟁력 때문에 운임을 크게 올리기 어려워 늘어난 연료비를 자체적으로 흡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1500원 안팎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항공유를 달러로 결제하는 항공사들의 비용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항공사들은 비용 절감에 나섰다. 대한항공은 이달 초 본사 직원들의 연차 사용을 독려하며 운영 효율화에 들어갔고, 제주항공은 객실 승무원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시행했다. 티웨이항공도 4월부터 두 달간 무급휴직 신청을 받는 등 긴축 경영에 돌입했다. 항공업계는 유류할증료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면 항공권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여행 수요가 둔화될 수 있고, 반대로 운임 인상을 자제하면 늘어난 연료비를 고스란히 떠안아 수익성이 악화되는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동 상황에 따라 싱가포르 항공유 가격이 다시 오를 수 있어 유가와 환율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