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도 해빙 흐름 흔든 국경 지명 공방
핵심 요약
인도가 아루나찰프라데시 내 27개 지형·시설의 표준 지명을 공식 지도에 반영했다. 중국은 이 지역을 짱난으로 부르며 2017년 이후 112개의 표준 지명을 발표했다. 국경 협의와 무역 재개로 관계 회복을 추진하는 가운데 영유권 갈등이 다시 부각됐다.
인도 정부가 중국과 영유권을 다투는 동북부 아루나찰프라데시의 표준 지명을 공식 지도에 새로 반영하면서 양국 간 지명 공방이 다시 불붙었다. 인도측량국 지도에는 지난 7일 산길 4곳을 비롯해 고지대 호수와 마을 등 27개 지형·시설의 명칭이 표시됐다. 인도 정부는 정확한 위치 식별과 해당 지역의 지리·역사적 중요성에 대한 대중의 이해를 높이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약 3500㎞에 걸쳐 국경을 맞댄 중국과 인도는 아루나찰프라데시 일대에서 확정된 국경선 대신 실질통제선(LAC)을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인도가 이 지역을 실효 지배하는 가운데 중국은 시짱자치구 남부를 뜻하는 ‘짱난’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자국 영토라고 주장한다. 중국 민정부는 2017년 이후 이곳의 표준 지명 112개를 발표했으며, 지난 4월 10일에도 23개 명칭을 추가했다.
인도는 중국이 부여한 명칭을 실체가 없는 지명으로 규정하고, 이름을 새로 붙이는 행위만으로 영유권의 현실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이번 공식 지도 정비에도 중국의 반복적인 명칭 변경에 맞서는 성격이 담겼다. 반면 궈쉐탕 상하이외국어대 남아시아·인도양연구센터 교수 등 중국 측 전문가들은 해당 지역이 국제법과 문화·종교·역사 면에서 시짱과 연결돼 있다며 인도의 조처를 일방적이고 자기기만적인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번 발표는 양국이 6일 인도 뉴델리에서 제36차 국경사무 협의·조정 업무 메커니즘 회의를 연 바로 다음 날 나왔다. 중국과 인도는 2024년 12월 국경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개 항에 합의한 뒤 관련 회의를 통해 접경지의 평화 유지 방침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에는 6년 동안 닫혔던 인도 시킴주와 중국 시짱자치구 사이 나투라 고개의 국경 무역도 재개됐다. 관계 정상화 움직임과 별개로 영토와 지명을 둘러싼 갈등이 여전히 양국 관계의 핵심 변수로 남아 있음을 이번 공방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