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비축·전동화, 원유 충격 흡수했다
핵심 요약
중국의 원유 수입 급감이 호르무즈해협 봉쇄 이후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압력을 낮췄다. 대규모 비축유와 전기차 확산, 재생에너지·원전 확대가 원유 수입 감축 여력을 뒷받침했다. 석탄화학과 전국 단위 비축 체계까지 결합된 에너지 전략이 국내 충격과 세계 공급난을 함께 완화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커졌지만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이 구매량을 급격히 줄이면서 국제유가의 추가 상승 압력이 완화됐다. 중국의 2분기 원유 수입은 하루 평균 810만 배럴로 전 분기보다 약 400만 배럴 감소했고, 6월에는 하루 712만 배럴로 전년 같은 달보다 약 500만 배럴 줄어 10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3월 23일 배럴당 169.7달러까지 올랐다가 하락했으며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 선물가격은 120달러 안팎에 머물렀다.
중국이 고유가 국면에서 수입을 줄일 수 있었던 직접적인 배경은 대규모 재고다. 중국은 유가가 하락한 2025년 하루 약 110만 배럴을 비축해 상업용을 포함한 연말 재고를 약 14억 배럴까지 늘린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 들어 국영 정유사들은 비싼 현물 구매 대신 정유소와 항만의 상업재고, 운송 중이던 물량을 우선 사용했다. 정유시설 가동률과 석유제품 수출도 낮췄다. 원유 수입은 2월 하루 1139만 배럴에서 5월 636만 배럴로 약 503만 배럴 감소해 아시아 시장의 공급 부족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
수요 구조의 변화도 수입 감축 여력을 키웠다. 중국의 2025년 전기차 판매량은 1649만 대로 28.2% 증가해 신차의 47.9%를 차지했고, 운행 중인 전기차는 하루 약 100만 배럴의 석유 수요를 대체한 것으로 추산됐다. 전력 생산에서는 석탄 비중이 과거 70%대에서 51.1%로 낮아진 반면 재생에너지는 38.5%로 확대됐다. 석유와 천연가스 발전은 합계 5% 안팎에 그쳤다. 원자로 60기가 가동 중이고 36기가 건설 단계에 있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기반도 확충되고 있다.
석유화학 분야에서는 풍부한 국내 석탄을 원료로 활용하는 석탄화학 산업이 또 다른 안전판으로 작동했다. 석유화학 수요는 하루 400만~500만 배럴로 전체 석유 소비의 25~30%를 차지하지만, 2024년 석탄 전환량은 2억7600만 톤에 달했고 향후 5년간 생산능력은 약 두 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비축 체계는 2004년 해안의 정부 시설 중심에서 정부·상업·지방 재고가 결합된 전국 단위 구조로 확대됐다. 저유가 때 축적한 재고를 고유가 시기에 제한적으로 활용하는 방식이 자국 시장을 보호하는 동시에 국제 원유 수요와 가격 급등을 억제하는 결과로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