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상위권 인재, 의대보다 공대 택한다
핵심 요약
중국 최상위권 대학 입시에서는 의대보다 컴퓨터공학·자연과학·수학의 합격선이 높다. 공공병원 의사의 보수는 낮은 반면 최상위 이공계 인재는 졸업 직후부터 고액 연봉을 받을 기회가 크다. 개업과 민간병원 진료, 비급여 보험 보장의 제약이 중국 의사의 소득 확대를 제한한다.
중국 대학 입시에서는 최상위권 인재의 선호가 의대보다 공학과 기초과학에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베이징대학의 학과별 합격선 상위권에는 컴퓨터공학과 자연과학계열, 수학과가 자리한 반면 의대는 중간 수준에 머문다. 대학이 배출한 엔지니어와 과학자를 기업이 원천기술 개발에 투입하고,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이 다시 고소득 일자리를 제공하는 ‘엔지니어 배당’의 선순환이 진로 선택에도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직업별 보수 격차는 이러한 선호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중국에서 의사면허를 딴 뒤 공공병원 레지던트로 일하면 연봉은 600만~1000만원 수준이다. 약 10년의 경력을 쌓아 30대 중반에 부교수급인 부주임 의사로 승진해도 연봉은 약 5000만원이다. 반면 최상위 이공계 인재는 졸업 직후 연봉 1억원을 받는 사례가 많고, 화웨이의 ‘천재 소년 프로그램’에 선발되면 초봉이 최대 4억원에 이른다. 일반적인 IT 대기업에서도 30대 중반 팀장이 되면 약 1억원의 연봉을 기대할 수 있다.
의사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낮은 배경에는 개업과 진료 범위를 둘러싼 제약이 있다. 중국에서 개인 병원을 열려면 수련병원 등에서 최소 3년간 임상 수련을 의무적으로 거쳐야 한다. 수련을 마치고 개업하더라도 정부 규제로 민간병원이 제공할 수 있는 의료 서비스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중대 질병과 관련된 공공보험 급여 진료가 민간병원에 제한적으로 허용돼, 개업을 통한 수입 확대 기회가 크지 않다.
민간보험의 보장 구조도 한국과 차이를 만든다. 중국에서는 민간병원의 비급여 진료비를 민간 실손보험이 보전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비급여는 공공 의료보험 대상에서 제외돼 환자가 비용 전액을 부담하는 진료다. 한국에서는 지난 20년간 민간보험 확산과 함께 비급여 진료가 성장하며 개업의 연봉이 일반 직장인보다 빠르게 상승했다. 중국에서는 이런 수익 구조가 제한된 반면 기술기업의 높은 보상이 확대되면서, 최우수 인재가 의대보다 공대나 경영대를 선택할 경제적 유인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