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흥 부호, AI·콘텐츠로 세계시장 공략
핵심 요약
중국의 40세 이하 자수성가 억만장자는 29명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AI·게임·소비재를 앞세운 창업자들이 부동산과 관시 중심의 기성 부호를 대체하고 있다. 중국 당국의 규제와 미·중 갈등이 커지면서 젊은 부호들은 대외 노출을 줄이고 있다.
중국에서 부동산과 인맥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존 재벌과 다른 젊은 창업자 집단이 부상하고 있다. 올해 1월 기준 세계 40세 이하 자수성가 억만장자는 108명이며, 중국은 29명으로 미국의 50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중국 신세대 부호의 3분의 2 이상은 소비재와 미디어 분야에서 부를 쌓았고, 이 가운데 7명은 게임, 4명은 차·커피 브랜드, 3명은 인공지능 사업을 통해 억만장자가 됐다.
중국의 40세 이하 자수성가 부호 중 자산이 가장 많은 인물은 팝마트 창업자 왕닝(39)이다. 팝마트는 라부부 캐릭터의 폭발적인 인기를 발판으로 세계 소비재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문샷AI 창업자 양즈린, SNS용 카메라 브랜드 인스타360의 류징캉, 거대언어모델 플랫폼 미니맥스의 옌쥔제도 대표적인 신흥 부호다. 이들은 관료와의 관계 형성보다 게임과 일본 애니메이션 같은 관심사를 공유하며 참신한 사업을 빠르게 해외로 확장하고 있다.
중국 부호의 계보는 산업 변화와 맞물려 형성됐다. 1980년대 개혁·개방기에는 장루이민이 국영 냉장고 제조사를 세계적 가전업체 하이얼로 키웠고, 1990년대 부동산 개방기에는 헝다의 쉬자인이 부상했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 뒤에는 BYD의 왕촨푸 같은 제조업 기업가가 성장했으며, 2010년대에는 알리바바의 마윈과 텐센트의 마화텅이 IT 재벌 시대를 열었다. 이후 바이트댄스의 장이밍과 쉬인의 쉬양톈이 뒤를 이었고, 41세인 딥시크의 량원펑은 AI 모델 개발 창업자 가운데 가장 부유한 인물로 평가된다.
젊은 부호들의 성장을 둘러싼 위험도 커졌다. 중국 정부가 공동부유를 앞세워 인터넷과 부동산 분야를 규제하면서 마윈의 자산은 2020년 정점보다 크게 줄었고, 부동산 기업인 일부는 구금됐다. 미·중 갈등은 해외 진출과 투자 회수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 마누스 설립자 샤오훙(33)은 회사를 메타에 매각하지 못해 올해 초 억만장자 진입 기회를 놓쳤다. 중국과 미국의 돌발적인 정책 변화가 사업을 흔들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젊은 창업자들은 언론 인터뷰와 대외 노출을 피하며 몸을 낮추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