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추격에 커진 한국 증시 경계감
핵심 요약
중국의 액침 DUV 생산과 창신메모리 상장이 한국 반도체의 장기 경쟁력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 창신메모리는 D램 점유율을 3%에서 8%로 높였고 상장 자금으로 공장 증설을 추진한다. 즉각적인 펀더멘털 훼손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추격 속도는 장기 불확실성으로 남았다.
중국 국유기업 아이성나의 액침 DUV 노광장비 생산과 창신메모리의 과창판 상장이 겹치면서 한국 반도체의 장기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증폭됐다. 코스피는 7월 한 달간 22% 넘게 하락했고, SK하이닉스는 마지막 거래일 사상 첫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6월 고점보다 약 60% 낮은 수준으로 마감했다. 세계 반도체주가 함께 흔들린 가운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은 특히 컸다.
아이성나는 올해 5대, 내년 20대의 액침 DUV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액침 DUV는 웨이퍼 위 물을 이용해 해상도를 높이는 장비로, EUV보다 정밀도는 낮지만 고급 반도체 제조에 폭넓게 쓰인다. 현재 시장의 97%를 ASML이 차지하며 중국산 장비의 성능과 수율도 검증되지 않았다. 당장 한국의 AI 메모리와 고급 범용 메모리 경쟁력을 흔들 수준은 아니지만, 미국의 장비 수출 통제로 막혔던 중국의 기술 병목이 완화될 가능성이 부각됐다.
창신메모리는 과창판 상장 첫날 공모가의 약 5배로 뛰며 중국 본토 증시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상장 유통 지분이 전체의 6%에 그친 희소성도 주가 급등에 영향을 줬다. 이 회사의 세계 D램 점유율은 지난해 초 3%에서 1년 만에 8%로 상승했으며, 확보한 자금 상당 부분을 공장 증설에 투입할 계획이다. DDR5 등 비교적 고급 메모리로 공급 범위를 넓히면 한국 기업의 범용 제품과 경쟁할 여지가 커진다.
한국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 본토 비중은 매출액 기준 30%이며 홍콩을 합치면 45%에 이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 생산에 집중하는 동안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은 1년 새 10∼12배까지 올랐지만, 중국 업체의 증산은 이 수익 구조에 장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두 회사의 최근 실적과 사업 설명에서는 펀더멘털 훼손이 확인되지 않았고, 중국산 액침 DUV의 기능도 검증 전이다. 이번 충격은 즉각적인 경쟁력 역전보다 중국의 추격 속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불확실성이 다른 시장 악재와 결합한 결과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