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전방위 추격…한국 메모리 긴장
핵심 요약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공급망 전반에서 2위권 이상의 경쟁력을 갖추며 추격하고 있다. CXMT의 상장으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중심의 메모리 시장에도 긴장감이 커졌다. 중국은 풍부한 공학 인재와 대안 기술을 바탕으로 미국과 경쟁하는 기술 강국으로 부상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 가운데 세계 시장 1위에 오른 곳은 아직 없지만, 팹리스 설계부터 파운드리와 패키징까지 공급망 전반에 2위권 이상의 경쟁력을 갖춘 업체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필 S. 리 미래에셋자산운용 홍콩법인 전무는 중국 기업들이 선두를 곧바로 따라잡기보다 기술 격차의 추가 확대를 막는 데 주력하고 있어 한국도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최대 D램 업체 CXMT가 7월 27일 상장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주도하는 메모리 시장에도 긴장감이 커졌다. 중국의 제조 기술은 전 공정에서 선두권보다 최소 두 세대 뒤처져 있고 극자외선 노광장비도 확보하지 못해 단기간에 3대 업체와의 격차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다만 CXMT는 중국 기업의 D램 사업 정착이 힘들다는 예상을 깨고 뚜렷한 존재감을 확보했다.
추격의 핵심 동력은 두터운 과학·공학 인재층이다. 중국 정부가 우수 인력을 과학기술 분야로 꾸준히 유도한 결과 석·박사급 연구개발 인력이 풍부해졌고, 이는 연구 중심 기업의 창업과 성장으로 이어졌다. 세계 1위 배터리 업체 CATL은 연구개발 인력만 2만 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다. 전기차·배터리 기업 BYD를 비롯한 중국 기술기업들은 치열한 내수 경쟁에서 살아남은 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선도국과 격차가 벌어질 때 칩을 직접 결합하는 하이브리드 본딩과 회로를 수직으로 쌓아 신호 속도를 높이는 로직폴딩 등 대안 기술을 활용해 추격을 시도하고 있다. 2010년부터 홍콩에서 중국 기업 연구와 투자를 담당해 온 리 전무는 이런 ‘엔지니어링 배당’이 반도체 공급망 전반의 도전자들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중국이 반도체에서는 추격자에 머물 가능성이 있지만 배터리와 전기차, 로봇, 인공지능에서는 이미 최상위권이며, 미국과 함께 기술 주도권을 겨루는 ‘테크 G2’로 이해해야 한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