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반도체, 내수·국산화 앞세워 기술 격차 좁힌다
핵심 요약
중국 반도체 기업들이 미국의 수출 통제 속에서도 메모리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을 확대했다. 정부 투자와 내수 수요, AI 산업의 성장이 생산능력 확충과 장비 국산화를 뒷받침했다. 첨단 공정과 HBM의 기술 격차는 남아 있지만 중국 기업의 빠른 추격이 경쟁 구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산업이 메모리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자체 생태계를 넓히고 있다. 첨단 공정은 한국·미국·대만보다 2∼3년가량 뒤처졌지만, 정부 자금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발판으로 생산능력과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산업 성장을 억제하려던 제재가 핵심 기술의 자립 필요성을 키운 셈이다.
D램 업체 CXMT는 DDR4에서 DDR5·LPDDR5 계열로 제품군을 확대해 올해 2분기 세계 시장 매출의 약 7%를 차지했다. 웨이퍼 생산능력은 지난해 초 월 10만장에서 올해 30만장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며, 장기 목표는 60만장이다. 낸드 업체 YMTC의 매출 점유율도 지난해 1분기 8%에서 올해 1분기 13%로 상승했다. SMIC는 기존 DUV 장비로 7나노급 제품을 생산했고, 상하이 아이성나는 올해 약 5대, 내년 20대 안팎의 국산 DUV 장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미국은 2019년 화웨이를 시작으로 SMIC와 YMTC까지 통제 대상을 넓히고 AI용 첨단 반도체와 핵심 장비의 중국 수출을 제한했다. ASML의 EUV 노광장비도 차단되면서 중국 기업들은 첨단 설비 확보에 제약을 받았다. 중국은 2014년 출범한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기금과 지방정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통해 설계·제조·소재 분야를 지원했다. 딥시크와 더우바오를 비롯한 생성형 AI 확산, 스마트폰·전기차 기업과 빅테크의 자국산 제품 채택도 메모리와 저장장치 수요를 뒷받침했다.
기술적 한계는 뚜렷하다. CXMT의 G4 공정은 삼성전자가 2019년 양산한 10나노급 3세대 수준으로 평가되며, 개발 중인 G5도 최신 공정보다 1∼2세대 뒤처져 있다. HBM은 대량 양산과 수율, 고객 인증을 갖추는 데 3∼4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SMIC 역시 EUV 없이 공정 단계를 늘리면서 수율 저하와 비용 부담을 안고 있으며, 중국산 DUV 장비도 정밀도와 신뢰성에서 격차가 있다. 다만 2016년 설립된 CXMT와 YMTC가 10년 만에 주요 업체로 성장한 만큼 경쟁의 초점은 현재 수준보다 추격 속도와 생산 확대에 맞춰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