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 피칸에 54.3% 보증금 부과
핵심 요약
중국이 미국산 피칸에 54.3%의 덤핑 보증금을 부과하는 임시 조치를 시행한다. 미국 기업의 조사 불참으로 확보 가능한 자료를 토대로 단일 덤핑률이 산정됐다. 정상회담을 앞둔 미·중 간 무역·기술 규제 공방이 긴장 관리의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이 11일부터 미국과 멕시코산 피칸을 대상으로 임시 반덤핑 조치를 시행한다. 미국산 피칸 수입업자에게는 54.3%의 보증금을 일률적으로 부과하고, 멕시코산에는 기업별로 17.8∼51.6%를 적용한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무역과 기술 분야의 규제 공방이 이어지면서 양국의 긴장 관리에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9월 25일 조사를 시작한 뒤 미국과 멕시코산 피칸이 중국 시장에서 정상 가격보다 낮게 판매돼 자국 산업에 실질적 피해를 줬다고 잠정 판단했다. 조사 과정에서 멕시코 기업 여러 곳은 당국의 절차에 응했으나 미국 기업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중국은 자국 법률과 세계무역기구 규정에 따라 확보할 수 있는 자료를 토대로 모든 미국 기업의 덤핑률을 54.3%로 계산했다.
미국산 피칸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응해 중국이 지난해 3월 도입한 10% 추가 관세도 적용되고 있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에도 중국이 보복관세율을 47%로 올리면서 조지아주와 애리조나주 농가의 대중국 수출이 타격을 받았다. 다만 올해 1∼4월 중국의 미국산 피칸 수입액은 690만달러, 약 98억원으로 2년 전 같은 기간의 7720만달러, 약 1100억원보다 91% 감소해 이번 조치의 실질적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 중국은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산 피칸 수입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9월 미국 방문을 준비하는 시점에 나왔다. 미국은 최근 중국산 최신 로봇과 관련 부품의 수입을 규제했고, 중국은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함께 쓰이는 이중용도 물자로 분류한 자국산 드론과 부품의 대미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중국 상무부는 무역구제 조치를 신중하고 절제된 방식으로 운용해 왔다는 입장을 밝히고,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피칸 반덤핑 조사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