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개혁 이끈 주룽지 전 총리 별세
핵심 요약
주룽지 전 중국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그는 국유기업 개혁과 WTO 가입을 이끌며 사회주의 시장경제의 기반을 다졌다. 과감한 구조조정은 경제 효율을 높였지만 대규모 실업과 지방 재정난이라는 그늘도 남겼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시장경제 전환을 이끈 주룽지 전 총리가 12일 별세했다. 1928년생인 그는 반우파운동과 문화대혁명으로 두 차례 일선에서 밀려났지만 복권 뒤 경제 사령탑에 올라 국유기업 재편과 금융·재정 개혁을 추진했다. 부총리와 중국인민은행장을 거쳐 1998년부터 2003년까지 총리를 지냈다.
주 전 총리는 1987년 상하이 당 부서기 겸 시장으로 자리를 옮겨 푸둥 인프라 건설과 경제 개혁, 대외 개방을 주도했다. 덩샤오핑의 신임을 얻은 그는 1992년 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서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 곧바로 발탁됐다. 이후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응했고,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 가입 협상을 이끌었으며 중앙정부 개혁과 반부패 정책도 밀어붙였다.
후난성 창사에서 태어난 그는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백부의 손에서 성장했다. 1947년 칭화대에 입학해 전력기계 제조를 공부하고 1949년 중국공산당에 가입했다. 국가계획위원회에서 근무하던 1957년 내부 의견을 냈다가 우파로 분류돼 강등됐으며, 문화대혁명기인 1970년부터 1975년까지는 집단농장에서 육체노동을 했다. 1978년 개혁·개방이 시작된 뒤 경제 관료로 완전히 복귀했다.
그의 국유기업 개혁은 만성 적자 기업을 핵심 대기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경쟁력이 낮은 중소기업을 합병·매각·퇴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생산 효율을 높이는 계기가 됐지만 사회보장과 재취업 체계가 미흡한 상태에서 수천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는 비판도 남겼다. 1994년 분세제 역시 중앙정부의 재정 기반을 강화한 반면 지방 재정난과 농민 부담, 부동산 거품을 키웠다는 평가를 함께 받는다. 중국 당정은 공식 부고에서 진실을 말하고 특권을 경계한 공직관을 주요 유산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