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가전 규제 비용, 국내 중소업체 조달가로 번지나
핵심 요약
중국이 생활가전 안전·에너지 기준을 잇달아 바꾸면서 재시험과 인증 전환 수요가 늘고 있다. 효율 요건을 맞추기 위한 부품·설계 변경으로 개발비와 생산비가 함께 상승할 수 있다. 중국 ODM·OEM을 활용하는 국내 중소 가전업체의 조달가격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이 에어컨과 공기청정기에 이어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등 생활가전의 에너지·안전 기준을 연이어 손질하고 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재시험과 인증서 전환은 물론 냉매와 부품 소재 변경까지 거쳐야 할 수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주문자개발생산 제품을 조달해 온 국내 중소 가전업체에도 비용 상승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중국은 이달 1일부터 가전 분야 공통 안전기준인 GB/T 4706.1-2024를 시행하고, 공기청정기·냉장고·세탁기·건조기·식기세척기·후드·에어컨의 품목별 기준도 함께 개편했다. 6월에는 가전과 전동공구의 전자파 적합성 시험 체계를 바꾼 강제 국가표준 GB 4343.1-2024가 시행됐다. 기존 인증 제품도 보완시험과 인증서 전환이 필요하며, 기한을 넘긴 인증서는 정지 또는 취소된다.
에너지효율 규제는 제품 설계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중국은 6월 냉장고 기준을 교체했고 11월 레인지후드·환기팬 기준을 시행한다. 내년 4월에는 세탁기·세탁건조기와 식기세척기의 에너지·물효율 기준도 바뀐다. 강화된 요건을 맞추려면 압축기·모터·인버터·단열재·센서와 운전 알고리즘을 다시 설계해야 할 수 있어 인증비뿐 아니라 개발비와 부품비까지 늘어날 수 있다.
유닛형 에어컨의 신규 에너지효율라벨 취득 시험비는 모델당 수백만원에서 최대 1500만원 안팎으로 추산됐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고효율 압축기와 열교환기 등 부품을 교체한 뒤 설계와 성능을 재검증해야 한다. 지난해 한국의 유닛형 에어컨 대중국 수출액은 7151만5000달러였다. 중국 내수용과 수출용에 생산라인과 부품을 함께 쓰는 ODM 업체가 재시험·설계변경 비용을 납품가에 반영할 수 있어, 현지 소매 판매 비중을 줄인 대기업보다 중국 ODM·OEM 의존도가 높은 국내 중소업체의 부담이 더 커질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