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AI·반도체에 자본시장 자금줄 확대
핵심 요약
중국이 AI·반도체 기업의 IPO와 회사채 발행을 지원하며 전략산업 육성 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중국 기술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여전히 미국에 크게 뒤지지만 금리 비용은 훨씬 낮다. 자본 공급 확대와 함께 과잉생산 방지, 기술·인재 확보, 혁신 성과의 상용화가 과제로 남았다.
중국이 미국과의 AI·반도체 경쟁에 대응해 전략산업 육성의 중심을 정부 보조금과 국유자본에서 28조달러 규모 자본시장으로 넓히고 있다. 기술기업의 기업공개 심사를 단축하고 회사채 발행을 지원해 민간 자금을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CXMT는 신청 후 8개월이 지나기 전에 상장 절차를 마쳤으며, 지난달 기술주 급락 때는 구제금융을 투입해 투자심리를 방어했다.
중국 기술기업이 최근 2년간 IPO와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은 2170억달러다. 같은 기간 미국 기술기업의 조달액은 중국의 6배를 웃돌았다. CXMT의 IPO 조달액도 약 98억달러로, 최근 미국 증시에서 265억달러를 확보한 SK하이닉스의 절반에 못 미쳤다. 중국 기술기업의 올해 채권 발행액은 국내외를 합쳐 최소 380억달러로 미국 기업의 5780억달러 대비 7% 수준이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인민은행·증권감독관리위원회·재정부를 중심으로 은행대출과 채권 발행, 자본시장, 장기투자를 연결하는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했다. 성장 둔화와 지방정부 부채로 국가 주도 지원의 재정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기업이 26조달러 규모의 가계 저축에 접근할 통로를 열려는 구상이다. 부채에 의존해 온 성장 방식의 부담을 낮추려는 목적도 담겼다.
낮은 조달 비용은 중국 기업의 강점이다. CATL은 5년 만기 위안화 채권을 연 1.58%에 발행한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의 비슷한 만기 달러채 금리는 5.25%였다. 중국 주요 기술기업의 올해 평균 채권 금리는 1.9%로 미국 기업보다 300bp 이상 낮아 2015년 이후 격차가 가장 컸다. 다만 정책 자금의 과도한 유입은 과잉생산과 수익성 악화로 번질 수 있으며, 기술·인재 확보와 혁신 성과의 상용화가 병행되지 않으면 자본만으로 기술 격차를 줄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