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공급 해법, 그린벨트와 도심 정비 사이
핵심 요약
정부가 이달 발표할 주택 공급 대책에서 그린벨트 해제와 3기 신도시 기간 단축 등을 검토하고 있다. 그린벨트 개발에는 입주까지 5~10년이 걸리고 투기와 환경 훼손 위험도 뒤따른다. 도심 정비사업의 개발이익을 환수하면서 공급 확대와 사업 속도를 함께 확보하는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부동산정책 2차 점검회의에서 주택 공급의 속도와 물량을 강조하면서 이달 공개될 공급 대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그린벨트 해제와 3기 신도시 사업 기간 단축, 비아파트 공급 확대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라는 대통령의 지시 이후에는 그린벨트 해제가 주요 선택지로 떠올랐지만, 도심 공급의 핵심인 재건축·재개발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해제 후보지로는 서울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과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이 거론된다. 그린벨트를 택지로 바꾸더라도 토지 보상과 지구 지정, 기반시설 조성을 거쳐 실제 입주하기까지 5~10년이 필요하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에서도 그린벨트 해제를 통해 주택을 공급했으나 주변 땅값 상승과 투기, 환경 훼손이 뒤따랐다. 도심의 녹지이자 미래 세대의 생태 자산을 훼손하는 결정인 만큼 집값 안정의 만능 해법으로 다루기는 어렵다.
재개발·재건축은 이미 갖춰진 교통과 생활 기반시설을 활용하면서 수요가 많은 도심에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 대통령은 정비사업으로 가구 수가 크게 늘지 않는다며 공급 효과에 의문을 나타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가용 용지가 부족한 서울에서는 정비사업이 사실상 유일한 공급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재건축을 통해 최대 40%, 재개발을 통해 25% 수준의 신규 물량을 늘릴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정부가 정비사업에 소극적인 배경에는 개발이익이 일부 조합원에게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다만 이런 부작용만을 이유로 사업을 늦추면 도심 주택 공급의 공백이 커질 수 있다. 공공임대 확보와 기부채납 등 개발이익 환수 장치를 세밀하게 설계하면서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함께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린벨트 해제와 도심 정비사업의 효과와 부담을 각각 따져 공급 속도, 물량, 환경 보전이 충돌하지 않도록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