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 논란에 멈춰 선 대작들…콘텐츠 업계 피해 확산
핵심 요약
주연 배우를 둘러싼 개인적 논란이 대형 영화와 드라마의 홍보·흥행·편성에 영향을 주고 있다. ‘두 번째 시그널’과 ‘넉오프’는 촬영을 마쳤지만 공개 일정이 장기간 정해지지 않았다. 배우 개인의 문제가 동료 출연진과 제작사·투자사·스태프의 피해로 이어지는 구조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수백억원이 투입된 영화와 드라마가 주연 배우의 사생활과 과거 이력, 가족사 논란에 휘말리면서 공개와 홍보 일정이 잇달아 차질을 빚고 있다. 넷플릭스 시리즈 ‘이런 엿같은 사랑’부터 영화 ‘호프’, 드라마 ‘두 번째 시그널’과 디즈니+ 시리즈 ‘넉오프’까지 배우 개인을 둘러싼 문제가 작품 전체의 흥행과 편성을 흔드는 변수로 떠올랐다.
지난 7일 공개된 ‘이런 엿같은 사랑’은 주연 하영이 예능에서 증조부를 언급한 뒤 친일 행적 의혹이 확산하자 홍보를 전면 중단했다. 하영은 증조부 이야기를 가족의 자랑처럼 꺼낸 자신의 무지를 사과했지만, 14일 예정됐던 하영·정해인 인터뷰가 취소되고 관련 예능과 광고도 비공개 또는 연기됐다. 촬영이 90% 넘게 진행된 하영·이제훈 주연 SBS ‘승산 있습니다’도 내년 상반기 공개를 앞두고 사태 추이를 지켜보는 상태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4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황정민의 사생활 관련 녹취와 메시지가 SNS에 퍼진 데다 할리우드 대작 개봉까지 겹치며 흥행 동력이 약해졌다.
촬영을 마친 작품이 장기간 멈춘 사례도 이어졌다. 2016년 드라마 ‘시그널’의 후속작 ‘두 번째 시그널’은 지난해 8월 촬영을 끝내고 올해 6월께 10주년 편성을 준비했으나, 조진웅의 과거 소년범 전력 논란과 은퇴 선언 이후 무기한 연기됐다. ‘넉오프’도 지난해 상반기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김수현과 당시 미성년자였던 고 김새론의 교제 의혹으로 보류됐다.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가 구속기소되고 김수현이 무혐의 처분을 받은 뒤에도 공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배우의 이미지와 대중적 신뢰가 중요한 산업 구조에서 논란의 부담은 동료 배우와 제작·투자사, 스태프에게 연쇄적으로 번지고 있다. 제작 현장은 캐스팅 때 검증을 거쳐도 사생활과 집안 이력까지 확인하기 어렵고, 촬영 완료 뒤에는 배우 교체도 쉽지 않아 편성을 미루거나 위험을 감수하고 공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진위가 확인되지 않은 의혹이나 비난 여론만으로 집단 협업의 결과물을 사장하기보다, 작품을 공개한 뒤 이용자가 신념과 시장 원리에 따라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