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PC방을 움직이는 22세 매니저의 하루
핵심 요약
박영서 씨는 서울 종로구 레드포스 PC방에서 조리와 청소, 기기 점검을 맡고 있다. 매장은 약 100종의 음식·음료와 시간당 2달러 미만의 고성능 컴퓨터를 제공한다. 광대역 통신망과 게임 열풍, 업계 경쟁은 한국형 PC방의 현재 모습을 만들었다.
서울 종로구의 레드포스 PC방은 고성능 컴퓨터와 약 100종에 이르는 음식·음료를 함께 제공하는 공간이다. 농심의 e스포츠 구단 농심 레드포스와 BNM컴퍼니가 공동 운영하며, 현장 업무는 22세 매니저 박영서 씨가 맡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박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첫 직장으로 PC방을 선택했다.
박 씨의 업무는 고객 응대에 그치지 않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직접 음식을 조리해 좌석까지 전달하고, 이용이 끝난 자리를 청소한다.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기술자 역할도 수행한다. 취업 전에는 컴퓨터 지식과 요리 경험이 많지 않았지만, 현재는 조리부터 기기 점검까지 매장 운영에 필요한 업무를 익혔다. 이곳의 소비자용 고사양 컴퓨터 이용료는 시간당 2달러 미만이다.
한국형 PC방의 성장에는 1990년대 후반 경제 위기 이후 구축된 전국 광대역 통신망이 자리한다. 빠른 인터넷 환경이 마련되던 시기에 스타크래프트가 인기를 끌면서 스타 프로게이머들이 대중적으로 알려졌고, 초등학생의 장래 희망 조사에서는 프로게이머가 가장 선호되는 직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창업 열기가 이어진 절정기에는 전국 PC방 수가 2만 곳에 달했다.
치열한 경쟁은 더 나은 음식과 고성능 장비를 갖추는 방향으로 PC방을 변화시켰다. 레드포스 PC방은 e스포츠 구단이 운영하는 특성을 살려 팀을 홍보하고, 지하 2개 층 아래에는 구단 행사를 열 수 있는 별도 공간도 마련했다. 최고급 컴퓨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근무 환경 속에서 박 씨의 리그 오브 레전드 등급은 플래티넘까지 올랐으며, 야간 근무자의 등급은 마스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