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식 의장, 연임 개헌 발언에 여야 공방 격화
핵심 요약
조정식 국회의장이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여야 공방이 격화됐다. 국회의장실은 원론적 발언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친명 핵심 인물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현행 헌법과 국회 의석수로는 연임 개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정식 국회의장이 28일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현직 대통령의 연임 개헌이 가능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정치권에 파장이 일고 있다. 조 의장은 “결국 주권자인 국민 여론과 국민 선택의 문제”라며 “여러 정치적 당사자가 어떻게 합의하느냐에 달린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현행 헌법상 불가능한 이재명 대통령의 연임을 국민적 합의로 추진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임기 연장을 위한 검은 속내를 드러냈다”며 즉각 반발했고,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조 의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내년이 개헌의 골든타임”이라며 헌법개정자문위원회나 개헌특위를 통한 의견 수렴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국회의장실은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개헌은 국민적 공감대와 정치권 합의 바탕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이라며 연임 가능성을 열어둔 해석은 취지와 다르다고 해명했다. 조 의장은 이 대통령의 당대표 시절 사무총장을 지낸 친명 핵심 인사로, ‘명픽’ 의장으로 불려 왔다. 여권 일각에서는 “평소 생각을 말한 것”이라는 반응과 함께 친명계 내부에서 연임 개헌에 대한 공감대가 있어 왔다는 설명도 나온다.
현행 헌법 제128조 2항은 대통령의 임기 연장 또는 중임 변경을 위한 개헌은 제안 당시 대통령에게 효력이 없다고 규정한다. 이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헌법상 개헌 당시 대통령에게 적용되지 않는 것이 명시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럼에도 여권 인사들의 연임 관련 발언은 이어져 왔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지난해 12월 호남 강연에서 “5년이 너무 짧다고들 한다”고 말했고, 조원철 법제처장도 지난해 10월 “결국 국민이 결단해야 할 문제”라고 했다. 우원식 전 국회의장은 퇴임 직전 “연임은 법 체계상 가능하지 않다”고 못을 박았지만, 이번 조 의장 발언으로 논란이 재점화됐다.
헌법학계에서는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직 헌법재판관은 “국민투표에서 가결되더라도 개헌 제안 당시 현직 대통령에게는 효력이 미치지 않는다”고 설명했고, 차진아 고려대 교수는 “이론적으로 가능해도 헌법 정신에 어긋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훼손 논란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개헌안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200석) 찬성과 국민투표 과반 득표가 필요한데, 현재 161석인 민주당으로는 불가능하다. 야당은 조 의장의 사퇴를 요구하며 “독재의 길로 가기로 작정한 것이냐”고 비판했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연임 개헌 추진은 진정한 내란”이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