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출발한 가정용 히트펌프, 아파트 적용이 관건
핵심 요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주도를 시작으로 국내 가정용 히트펌프 사업을 확대한다. 공동주택의 복잡한 설치 여건과 보조금을 반영해도 420만원인 소비자 부담이 과제로 꼽힌다. 아파트용 제품 개발과 제도 전환, 지원 확대 및 정부·기업 간 협력이 시장 성장의 관건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제주도에 가정용 히트펌프를 공급하며 국내 사업 확대에 나섰다. 두 회사는 그동안 유럽 시장에 주력했지만, 정부 보급사업에 맞춰 국내향 제품군을 준비하고 있다. 외부 공기의 열을 회수하거나 실내 열을 밖으로 내보내 냉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히트펌프는 공기·지열 등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의 활용과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이 가능한 설비다.
시장 확대의 첫 번째 관문은 국내 주거 형태의 약 80%를 차지하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다. 단독주택은 배관과 축열조, 실외기를 비교적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지만, 공동주택은 기계실과 배관, 공조 시스템을 새로 마련하거나 기존 설비를 바꿔야 한다. 공간이 좁고 세대마다 배관 구조가 달라 시공도 쉽지 않다. 삼성전자는 삼성물산 주거성능연구소에서 공동주택 적용을 위한 실증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두 회사 모두 아파트용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설치비 부담도 대중화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히트펌프 설치 비용은 약 1400만원으로, 정부가 70%를 지원해도 소비자가 내야 할 금액은 420만원이다. 이는 100만~200만원 수준인 가스보일러보다 높다. 유럽에서는 대중화된 난방 설비이지만 국내 소비자의 인지도는 아직 낮아, 에너지 절감 효과와 경제성을 체감할 수 있도록 알리는 작업도 필요한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광주와 창원 사업장에서 국내향 히트펌프를 생산하고 있다. 정부 지원을 계기로 수요가 증가하면 생산라인을 추가로 늘리거나 유럽 주력 제품을 국내에 선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차세대 냉난방 설비로 정착하려면 공동주택에 맞는 제품과 시공 방식 개발, 지원 확대와 제도 전환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국내 환경에 적합한 제품을 신속히 내놓기 위한 기업과 정부의 협력도 핵심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