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서 막 오른 가정용 히트펌프 경쟁
핵심 요약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정부의 난방 전기화 사업을 발판으로 국내 가정용 히트펌프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전자는 제주 보급 사업의 최대 물량을 확보했고, 삼성전자는 공동주택용 통합 제품을 앞세웠다. 높은 초기 설치비와 전기요금 누진제 해소가 시장 확산의 핵심 과제로 남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정부의 난방 전기화 정책을 계기로 국내 가정용 히트펌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TV와 생활가전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두 회사는 냉난방 공조 사업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올해 처음 제주에서 시작되는 보급 사업을 발판으로 제품 성능과 해외 사업 경험을 앞세워 초기 시장 선점에 나서는 구도다.
LG전자는 제주 히트펌프 보급 사업에서 가장 많은 물량을 확보한 1위 사업자로 선정됐다. 유럽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과 ‘써마브이’를 내세웠으며, 투입 전력의 4~5배에 해당하는 열에너지를 생산해 기존 가스보일러보다 에너지 비용을 40~60%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냉방과 바닥 난방, 급탕을 하나로 묶은 ‘EHS 올인원’으로 신축 아파트와 공동주택을 겨냥한다. 이 제품은 영하 15도에서도 난방 성능을 유지하고 최대 70도의 온수를 공급한다.
히트펌프는 전기로 공기 중 열에너지를 끌어와 난방과 온수를 제공하고, 운전 방향을 바꾸면 냉방에도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유럽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난방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정부는 2026년을 난방 전기화의 원년으로 정하고 국비 144억5000만원을 투입해 보급을 지원한다. 초기에는 제주와 경남 등 온난 지역의 태양광 설치 단독주택을 중심으로 설치비의 70%를 지원하며, 2035년까지 350만대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시장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뿐 아니라 신성엔지니어링과 경동나비엔도 참여하고 있다. 정부가 히트펌프를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인정하면서 기업 간 경쟁 범위는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과 신축 아파트로 넓어질 수 있다. 다만 가구당 1000만~1500만원에 이르는 초기 설치비와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는 보급 확대를 가로막는 핵심 부담이다. 정책 지원의 지속 여부와 전기요금 체계 개선이 국내 시장의 확산 속도를 좌우할 변수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