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주 초등생 3년간 괴롭힘…투신 시도 기록도 누락
핵심 요약
제주로 이주한 초등학생이 3년 넘게 집단 괴롭힘을 겪은 끝에 학교에서 투신을 시도했다. 투신 시도는 공식 기록에서 누락됐고 이후 열린 학교폭력 심의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교육청은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대응 및 추가 가해 의혹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하기로 했다.
외국에서 제주로 이주한 초등학교 5학년 A양이 3년 넘게 또래들의 집단 괴롭힘을 겪다가 지난해 11월 28일 학교 3층 창문에서 뛰어내리려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같은 반 학생 2명이 팔을 붙잡아 투신을 막았지만, 당시 상황은 학교와 교육당국의 공식 기록에 남지 않았다. 학부모의 정보공개 청구에도 학교와 교육지원청은 관련 서류가 없다고 답했다.
A양은 2학년 2학기 전학한 뒤 한국어가 서툴다는 이유로 놀림을 받았고, 3학년부터는 늦은 밤 단체채팅방에서 욕설과 혐오 표현에 시달렸다. 채팅방을 나가도 다시 초대하는 사이버폭력이 반복됐으며, 투신 시도 당일에도 전학을 요구하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 이후 일부 학생은 투신 시도를 소재로 노래를 만들어 조롱했다. 지난 4월 22일 이를 발견한 학부모의 신고로 학교폭력 심의가 열렸으나, 지난해 괴롭힘과 투신 시도는 별개 사안으로 분리돼 심의 대상에서 빠졌다.
제주도교육청의 학교안전 업무 매뉴얼은 학생의 자살 시도가 발생하면 교내 위기관리위원회를 긴급 소집하고, 안전관리과 유선 보고와 학교 안전사고 접수 보고를 진행하도록 정하고 있다. 사안 인지 후 10일 안에는 학생자살 시도 사안보고서도 제출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위기관리위원회 소집과 상급기관 서면 보고, 응급심리지원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투신을 막은 학생 2명도 별도의 정서 지원을 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학교 측이 지난 5월 투신을 막은 학생의 부모에게 ‘학폭 보류 제도’를 언급하며 A양 어머니를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A양과 투신을 막았던 학생 1명은 신고 뒤 추가 괴롭힘을 겪어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교육청은 당시 투신 시도와 관련한 학교폭력 신고가 없어 별도 심의가 열리지 않았다고 설명하고, 학교와 교육지원청의 대응이 적절했는지 확인 중이다. 2차 가해와 구조 학생 대상 가해 의혹도 신속히 조사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