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도제 80년, 특별자치의 책임을 묻다
핵심 요약
제주는 1946년 전남에서 분리돼 독립된 도로 출범한 지 80년을 맞았다. 도 승격 이후 4·3과 전쟁, 예비검속의 희생을 겪는 한편 대규모 피란민과 병력을 품었다. 특별자치 20년을 맞아 이양된 권한을 도민의 삶으로 연결할 책임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전남에 속했던 제주는 1946년 7월 2일 공포된 미군정 법령 제94호가 같은 해 8월 1일 시행되면서 북제주군과 남제주군을 둔 독립 도로 출범했다. 행정적 지위는 높아졌지만 귀환 인구 증가와 실업, 생필품 부족, 미군정 통치와 이념 갈등이 겹치면서 주민 스스로 지역의 운명을 결정하는 자치와는 거리가 있었다.
도 승격 7개월 뒤인 1947년 3월 1일 관덕정 일대에서 경찰 발포로 주민 6명이 숨졌고, 항의 총파업과 강경 진압을 거쳐 1948년 4월 3일 무장봉기가 일어났다. 이후 진압작전과 무장대의 습격이 맞물리며 민간인 피해가 집중됐다.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지역이 전면 개방될 때까지 7년 7개월간 희생자는 2만5000∼3만명으로 추정된다.
1950년 전쟁이 발발하자 제주는 육지 피란민을 받아들이는 후방 피란처가 됐지만, 4·3 관련자와 요시찰인을 대상으로 한 예비검속과 집단희생도 이어졌다. 1951년 5월 피란민은 14만8000여명에 달했고, 모슬포 육군 제1훈련소에서는 1956년 해체 때까지 약 50만명이 훈련받았다. 침묵과 연좌제의 세월 뒤 2000년 4·3특별법 제정, 2003년 진상조사보고서 확정과 대통령 공식 사과가 이뤄졌다.
제주는 2006년 전국 최초의 특별자치도로 전환해 중앙정부의 국가사무 5321건을 넘겨받고 관광·환경·산업·도시계획 분야의 자율 범위를 넓혔다. 지난 6일 열린 도제 80년·특별자치도 출범 20년 미래정책포럼에는 위성곤 제주도지사와 문대림 국회의원, 이경심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등 120여명이 참석했다. 특별자치의 다음 과제는 이양된 권한을 도민의 삶과 자기결정권 향상, 개발과 보전의 갈등 및 지역·세대 격차 조정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