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당근밭 덮친 물 부족…농가 새벽 급수 반복
핵심 요약
제주 구좌읍과 성산읍 당근 농가들이 파종기 가뭄으로 트럭을 이용한 급수를 반복하고 있다. 구좌읍 토양 수분은 부족, 성산읍 일부 지역은 매우부족 단계로 측정됐다. 제주도는 긴급 용수 지원과 함께 저수지 연결 관로 및 지하수 취수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당근 파종기를 맞은 제주시 구좌읍과 서귀포시 성산읍에서 가뭄과 농업용수 부족이 겹치며 농민들이 새벽부터 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여러 농가가 한꺼번에 급수에 나서면서 마을 수리계는 시간제나 격일제로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농민들은 1∼2t짜리 플라스틱 물탱크 1∼2개를 트럭에 싣고 8t 규모 공용 물백에서 물을 받은 뒤, 밭에 설치한 물백으로 옮겨 스프링클러를 가동하는 작업을 되풀이하고 있다.
구좌읍 한동리의 오 모(81) 씨는 부인과 함께 하루 7∼8차례 물을 운반하지만 1t 트럭으로는 필요한 양을 대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지난 1일 당근을 심은 밭에서는 물을 충분히 공급한 구역에만 싹이 올라온 상태다. 당근은 파종 후 통상 7∼10일이면 발아하지만, 이후에도 급수가 끊기거나 비가 오지 않으면 강한 햇볕에 어린싹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파종기마다 되풀이되는 가뭄에도 근본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국내 최대 당근 주산지인 구좌읍의 토양 수분은 ‘부족’ 단계다. 토양수분장력은 한동리 182.4kPa, 행원리 287.9kPa로 측정됐다. 성산읍 고성리와 수산리는 각각 1032.8kPa과 1409.8kPa로 ‘매우부족’ 수준이다. 토양수분장력은 수치가 높을수록 토양에 수분이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단계는 다습 0∼30kPa, 적습 31∼50kPa, 조금부족 51∼100kPa, 부족 101∼500kPa, 매우부족 500kPa 초과로 나뉜다.
제주도는 농작물 가뭄대책 종합상황실을 가동하고 구좌농협·성산일출봉농협과 협력해 지난달 27일부터 급수를 지원하고 있다. 구좌읍에는 지난 11일까지 16곳에 물백 106개, 양수기 40대, 급수차량 41대를 배치해 528회에 걸쳐 3263t을 공급했으며 행정 인력 429명과 민간 차량 14대, 민간 인력 30여 명이 투입됐다. 성산읍에는 8곳에 물백 17개와 양수기 8대, 급수차량 27대, 연인원 132명을 지원해 151회 1503t을 공급했다. 제주도는 성읍저수지와 송당저수지를 잇는 관로를 매설해 구좌읍·성산읍·표선면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지하수 취수량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