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성과 시의 흐름, 인간다움을 묻는 세 권
핵심 요약
오뒷세우스의 귀향을 현대인의 정체성 탐색으로 재해석한 인문 교양서가 나왔다. 2000년대 이후 한국 현대시를 여섯 계열로 유형화하고 시인 24명의 작품을 분석한 비평집도 선보인다. 국경을 넘는 추적 여정을 통해 의식과 기억, 믿음과 인간다움을 묻는 소설이 독자를 만난다.
고전 속 귀향과 한국 현대시의 변화, 인간 존재의 조건을 각기 다른 방식으로 탐구한 책 세 권이 독자를 만난다. 오뒷세우스의 모험을 현대인의 자기 탐색으로 바꿔 읽는 인문 교양서부터 2000년대 이후 한국 시단을 체계적으로 분석한 비평집, 사라진 인물을 추적하며 의식과 영혼의 의미를 파고드는 소설까지 정체성과 삶을 둘러싼 질문을 폭넓게 제기한다.
인문 교양서는 트로이 전쟁이 끝난 뒤 10년에 걸쳐 이어진 오뒷세우스의 귀향을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으로 해석한다. 로토스 섬과 키르케의 섬, 세이렌의 유혹을 오늘날의 선택과 방황에 연결하고, 하이데거·카를 융·니체·조지프 캠벨·폴 리쾨르의 사유를 한데 엮는다. AI 시대에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방향을 묻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는 문제의식도 담았다.
비평집은 개별 작품을 세밀하게 읽는 작업과 한국 현대시의 큰 흐름을 살피는 작업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한다. 내적·무의식적·외적 실재를 포괄하는 시각에 유형학과 계보학을 접목하고, 징후·미학·표현 매개·기법이라는 네 범주를 활용해 현대시를 여섯 계열로 나눈다. 정재학, 김중일, 진은영, 황인찬을 비롯한 시인 24명의 작품에서는 무의식과 심연, 묵시록적 숭고, 일상의 아우라와 멜랑콜리 등 다양한 미학을 분석한다.
소설은 흔적 없이 사라진 준을 찾아 국경을 넘는 이레와 솔민의 추적과 도주를 로드무비 형식의 스릴러로 펼쳐낸다. 서로 다르게 세계를 인식하는 두 사람은 이레가 잃어버린 과거와 하나의 비밀에 접근하며 무엇이 한 존재를 그 자신으로 만드는지 마주한다. 시간과 물질을 벗어날 수 없는 의식, 복제할 수 없는 기억과 감각이라는 가설을 토대로 인간다움을 탐색하고, 타인의 고통을 믿는 선택과 이해할 수 없는 존재를 받아들이는 문제를 끝까지 붙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