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과속이 키운 시장·노동 현장 혼란
핵심 요약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 이후 시장 안전장치가 57회 발동하며 증시 신뢰가 흔들렸다. 개정 노동조합법의 모호한 조항을 둘러싸고 원·하청 갈등과 교섭 범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전속고발제 개편과 사관학교 통합을 포함한 주요 정책에 충분한 사전 검증이 요구된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5월 27일 출시된 뒤 이달 6일까지 국내 증시에서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57회 발동됐다. 시장의 급격한 변동이 거의 매일 반복되면서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도 흔들렸다. 정책의 부작용이 통상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는 것과 달리 이번에는 충격이 출시 직후부터 빠르고 파괴적인 형태로 표면화했다.
도입 논의는 1월 중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위원회에 미국 나스닥에서 거래되는 상품을 국내에서는 허용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서 시작됐다. 환율 안정을 위해 해외 투자 수요를 국내로 돌리려는 구상이었다. 금융위는 2주 만에 하위법령 입법예고를 추진했고 부처 협의와 국무회의도 이견 없이 통과했다. 금융당국은 출시 전에 증권사에 홍보와 마케팅 자제를 요구했으며, 사태가 커진 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적극적으로 제동을 걸지 못한 책임을 언급했다.
개정 노동조합법을 둘러싼 현장 혼선도 이어지고 있다. 원청의 사용자성 인정과 쟁의행위 범위 확대를 둘러싼 해석 차이로 원·하청 간 갈등이 확산했고 노동위원회 판단도 일관되지 않았다. 삼성전자 노조는 광주 반도체 공장 조성을 내년 단체교섭 의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이를 교섭 대상으로 보지 않았지만, 개정법은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을 쟁의 대상으로 규정해 향후 법적 다툼이 이어질 여지를 남겼다.
정부가 추진하는 전속고발제 개편과 사관학교 통합도 속도 조절 필요성이 제기되는 정책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4일 업무보고에서 전속고발제 개편의 연내 입법 방침을 밝혔고, 사관학교 통합은 연내 설치법 제정과 내년 생도 선발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과정과 시장 충격을 구체적으로 점검해 기록으로 남기고, 시행 뒤 보완에 의존하는 정책 결정 방식의 재발을 막을 검증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