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위안부 배상 판결 이행 위한 외교 촉구
핵심 요약
정의기억연대가 일본군 위안부 배상 판결 이행을 위한 정부의 외교적 대응을 촉구했다. 국내 법원은 세 차례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실제 배상은 이뤄지지 않았다. 생존 피해자 감소에 대비해 증언과 30여 년간의 운동을 보존할 기록 인프라 구축 필요성도 제기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을 앞두고 정의기억연대가 한국 법원의 배상 판결을 일본 정부가 이행하도록 정부가 외교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이재명 정부 출범 뒤 1년간 열린 여섯 차례 한일 정상회담에서 위안부 문제가 한 번도 의제로 다뤄지지 않았다며, 실용외교와 과거사 해결은 양자택일의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과거사를 매듭지어 신뢰를 쌓아야 경제·안보 협력도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국내 법원은 일본 정부의 배상 책임을 세 차례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021년 피해자 12명에게 각각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서울고법은 2023년 이용수 할머니와 고 김복동 할머니 유족 등 16명이 낸 소송에서 1심 각하 결정을 뒤집어 각각 2억원의 배상을 명령했다. 지난해 청주지법도 고 길갑순 할머니의 아들이 제기한 소송에서 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배상금을 받은 원고는 없다.
배상 판결 소송 당사자 가운데 생존자는 올해 99세인 이용수 할머니 한 명뿐이며, 전체 위안부 생존 피해자도 이 할머니를 포함해 5명이다. 한 이사장은 법원이 피해자의 사죄 요구를 일본 정부의 법적 의무 이행 문제로 전환했지만 행정부가 판결 실현을 위한 책임과 권한을 충분히 행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회에서는 위안부 피해자를 겨냥한 허위 사실 유포를 처벌할 근거를 담은 법률 개정안이 통과됐고,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은 6년간의 경찰 바리케이드 보호에서 벗어났다.
정의기억연대는 생존 피해자의 증언과 30년 넘게 이어진 인권 회복 운동을 체계적으로 보존하는 기록 인프라 구축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은 2024년부터 외국인 방문객이 내국인을 넘어섰으며, 전체 방문객의 60∼70%가 외국인이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세계 50여 개국에서 관람객이 찾았다. 한 이사장은 역사 자료와 운동 기록을 정리·보존·관리하고 문화 콘텐츠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하는 일도 국가가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