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 4사, 주유소 공급 제한 의혹 재조사
핵심 요약
공정위가 정유 4사의 주유소 대상 타사 제품 판매 제한 의혹을 현장 조사했다. 문제가 된 행위는 공정거래법상 구속 조건부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2008년 폴 사인 폐지와 시정명령 이후 유사한 거래 제한이 이어졌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 GS칼텍스, 에쓰오일을 상대로 최근 현장 조사를 벌였다. 4개 정유사가 자사 간판을 사용하는 주유소에 다른 회사의 석유 제품을 판매하지 못하게 하고, 자사 제품만 취급하도록 강제했는지가 이번 조사의 핵심이다. 공정위는 지난 3월 이들 업체의 석유 제품 가격 담합 혐의를 조사한 데 이어 별도의 법 위반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조사 대상 행위는 거래 상대방의 사업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조건을 붙여 거래하는 구속 조건부 거래에 해당할 수 있다. 공정거래법 제45조 제1항 제7호는 이러한 행위를 금지한다.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공정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관련 매출액의 최대 4%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어, 주유소 공급 계약의 구체적인 내용과 실제 운영 방식이 판단의 주요 기준이 될 전망이다.
이번 조사는 2008년 상표표시제인 이른바 폴 사인 제도가 폐지된 이후 제기돼 온 거래 제한 문제와 맞닿아 있다. 폴 사인은 주유소가 특정 정유사의 간판을 내걸고 그 회사 제품만 판매하던 제도다. 정부는 정유업계의 독과점 구조를 완화하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이 제도를 없앴으며, 공정위는 같은 해 유사한 혐의로 정유 4사를 현장 조사한 뒤 시정명령을 내렸다.
당시 조사에서는 정유사들이 등록 주유소와 계약을 맺으면서 판매할 석유 제품 전량을 해당 정유사로부터 공급받도록 정한 사실이 확인됐다. 계약 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계약 해지나 손해배상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다는 조항도 포함돼 있었다. 공정위는 이번 현장 조사를 통해 폴 사인 폐지와 과거 시정명령 이후에도 정유사가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주유소의 제품 선택을 사실상 제한했는지를 다시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