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사업 성패, 공고 전 준비와 시장 전환에 달렸다
핵심 요약
정부사업은 공고 전 정책 수요와 공공문제를 파악하는 단계부터 준비해야 한다. 기업의 기술 수준에 맞춰 연구개발·실증·조달 사업을 선택하고 자금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선정 이후 성과를 공공조달과 투자, 민간 매출로 전환하는 경로를 처음부터 설계해야 한다.
정부사업 참여를 준비하는 기업은 공고문이 공개되기 최소 6개월에서 12개월 전부터 정책 수요를 살피고 기술 활용 방안을 구체화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조용현 비오피 대표는 지난달 28일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열린 정보통신미래모임에서 정부가 해결하려는 문제와 기업의 기술을 연결하는 작업이 공고 대응보다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규모가 큰 사업은 준비 기간을 1~2년까지 앞당길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정부사업은 정책 수요 조사와 사업 기획, 예산 반영, 제도 검토를 거친 뒤 공고 단계에 도달한다. 기업은 이 과정에서 수요기관과 담당 부처, 전문기관이 고민하는 문제를 파악해야 사업의 배경과 목적에 맞는 제안을 만들 수 있다. 필요한 기술 개발 수준도 따져야 한다. 연구개발이 필요한 기업과 현장 실증이 필요한 기업, 시장 출시를 준비한 기업이 선택해야 할 사업은 서로 다르며, 기술 단계와 맞지 않으면 평가 과정의 설득력이 약해질 수 있다.
조 대표는 2005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에서 공공사업을 기획·운영했고, 4차 산업혁명 대응 계획과 디지털 뉴딜 기획에도 참여했다. 2021년 경영컨설팅 업체 비오피를 창업한 그는 정부를 사업비 지원 기관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연구개발 비용을 분담하고 기술 검증 현장을 제공할 수 있으며, 공공기관이 첫 고객이 되거나 신기술을 가로막는 규제를 조정하는 역할도 맡을 수 있다.
사업 선정 이후에는 연구비 사용 항목과 증빙·정산 기준에 맞춘 관리 체계를 처음부터 갖춰야 한다. 기술개발 성과도 과제 종료에 머물지 않고 실증과 공공조달, 후속 투자와 민간 매출로 이어지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 혁신제품 지정과 시범구매, 벤처나라를 활용해 공공기관 도입 사례를 만들면 다른 공공기관과 민간시장으로 확장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규제샌드박스도 일시적인 실증에 그치지 않고 이후 제도와 사업으로 전환할 경로까지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