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가 평가 보완안, 좁은 적용 범위 논란
핵심 요약
정부가 상속·증여세 절감을 겨냥한 인위적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해 주식 평가액을 최소 30% 높이는 개정안을 마련했다. 최근 13개 반기 중 12개 반기를 기준으로 삼아 특정 시점의 주가 부양으로 적용을 피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안 대상은 약 100~130개사로 추산돼 약 1300개사를 포괄하는 의원안보다 범위가 크게 좁다.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를 줄이려고 주가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행위를 차단하기 위한 정부 개정안이 실효성 논란에 놓였다. 재정경제부가 8월 3일 세법개정안에 담은 제도는 일정 요건을 충족한 상장주식의 상속·증여재산 평가액을 현행 방식보다 최소 30% 높이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적용 기준이 지나치게 좁아 장기간 낮은 주가를 유지하면서 특정 시점에만 요건을 피하는 대응을 유도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안은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12개 반기 동안 PBR이 업종별 하위 구간에 머문 기업을 주가 누르기 추정 대상으로 분류한다. 기준은 코스피가 업종별 하위 25%, 코스닥은 하위 10%다. 최근 1년 사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와 30% 이상의 주가 하락이 함께 나타난 경우도 포함한다. 중복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뒤 주가가 급락한 기업 역시 요건에 따라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개 반기 중 두 차례만 저PBR 구간을 벗어나도 적용을 피할 수 있어 기업이 특정 시기에 주가 부양책을 동원한 뒤 다시 주가를 낮게 관리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주가가 주당 순자산가치의 80%에 못 미치면 비상장주식 평가 방식을 적용하고 평가액 하한을 순자산가치의 80%로 정하는 내용이다. 대상 규모도 의원안은 약 1300개사, 정부안은 100여 개사로 추산돼 차이가 크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이 산출한 정부안의 저PBR 추정 대상은 코스피 84~87개사와 코스닥 43개사 등 약 130개사다. 이 범위에서는 상당수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규제를 벗어나 다수 저PBR 기업에 사실상 면제 효과를 줄 수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월 관련 입법의 신속한 추진을 주문했고, 7월에는 국회 토론회에서 평가액 하한 도입 방안이 논의됐다. 정부안의 대상 범위와 평가 기준을 둘러싼 실효성 논쟁이 입법 과정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