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이관에 멈춘 대통령실 지출 공개 소송
핵심 요약
대법원은 관련 기록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됐다는 절차적 이유로 정보공개 소송을 파기환송했다. 한국납세자연맹은 1·2심에서 이겼지만 대통령기록관장을 상대로 공개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장기간 이어지는 정보공개 소송의 실효성과 현행 행정소송 구조의 한계가 드러났다.
대법원이 6월 24일 한국납세자연맹이 대통령비서실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소송을 파기환송했다. 영화 관람비와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의 공개 여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관련 기록이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현재 대통령비서실장이 정보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절차적 사정이 결론을 갈랐다.
연맹은 2022년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에 해당 지출 자료를 요청했다. 대통령실은 공개할 경우 경호 인력과 규모를 유추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했지만, 1심과 2심은 비공개로 자료를 확인한 뒤 그런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연맹은 2023년 9월 1심에 이어 2024년 4월 항소심에서도 승소했다.
상고심이 2년 넘게 이어지는 동안 자료 보유 기관이 대통령비서실에서 대통령기록관으로 달라졌다. 대통령기록관장은 최초 공개 거부 처분을 한 행정청이 아니어서 기존 소송의 피고만 바꾸는 방식으로는 다툼을 이어갈 수 없다. 연맹은 대통령기록관장에게 다시 공개를 청구하고, 거부 처분이 내려지면 별도의 소송을 시작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정보공개 재판이 장기화할 때 공개 대상 자료의 보유 기관이 바뀌면서 본안 판단의 실효성이 약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행 행정소송에서는 거부 처분 취소 판결이 확정돼도 행정청이 다시 거부하면 원고가 또 소송을 내야 한다. 4년 넘게 다툰 연맹에 남은 절차도 새로운 공개 청구와 소송 가능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