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끝별 신작 시집, 이별과 바라봄으로 쓴 사랑
핵심 요약
정끝별의 새 시집 ‘반려 별자리’는 이별을 사랑과 그리움의 출발점으로 그린다. 캣휠 위의 고양이는 닿을 수 없는 대상을 향해 달리는 삶을 비춘다. 시인은 멀리 있는 존재를 바라보는 태도에서 사랑의 가능성을 찾는다.
시인 정끝별(62)이 새 시집 ‘반려 별자리’를 문학동네에서 펴냈다. 132쪽 분량에 가격은 1만2000원이다. 시집은 삶을 지나며 마주한 슬픔을 다정하고 낮은 목소리로 풀어내면서, 헤어짐과 그리움 속에서도 사랑을 멈추지 않으려는 마음을 여러 장면에 담았다. 서로 멀어진 존재를 바라보는 행위는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사랑의 방식으로 제시된다.
표제작과 함께 수록된 ‘사랑의 역사’는 한몸이었던 해와 달이 낮과 밤으로 갈라지는 순간을 사랑의 출발점으로 그린다. 너와 나의 경계가 생겨야 사랑과 그리움도 시작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캣휠 위의 고양이’에서는 달을 향해 힘껏 달리지만 제자리에서 벗어날 수 없는 고양이를 통해, 닿고 싶어도 끝내 붙잡기 어려운 삶의 목표와 욕망을 보여준다.
고양이가 바라보는 달의 자리에는 신과 아름다움, 행복처럼 가까이 두기 어려운 대상도 놓일 수 있다. 시인은 도착 여부보다 멀리 있는 존재를 계속 바라보는 태도에 주목한다. ‘눅눅한 쿠키는 부드럽다’에서도 바라봄은 사랑하기 때문에 가능한 행동으로 나타나며, 상대를 향한 시선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관계의 움직임과 따뜻한 심장을 노래한다.
정끝별은 1988년 ‘문학사상’ 시 당선과 199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당선을 거쳐 시와 평론을 함께 써왔다. 시집 ‘자작나무 내 인생’, ‘은는이가’, ‘봄이고 첨이고 덤입니다’, ‘모래는 뭐래’ 등을 냈고 소월시문학상, 청마문학상, 현대시작품상을 받았다. 이화여대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그는 이번 시집의 첫머리에서도 길을 잃은 산 자에게 손을 내미는 시의 역할을 별의 이미지로 풀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