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따라 달라진 군 통제와 인사 원칙
핵심 요약
진보 정부와 보수 정부의 대북 작전 통제 방식이 충돌 억제와 현장 재량 확대로 엇갈렸다. 장성 인사에서도 비육사 중용과 육사 중심 기조가 정권에 따라 반복적으로 교체됐다. 군의 대응과 인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일관된 문민통제 기준을 마련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역대 정부의 대북 인식과 문민통제 방식이 달라질 때마다 군의 현장 대응과 지휘부 구성도 큰 폭으로 바뀌었다. 진보 정부에서는 충돌 방지를 앞세운 작전 통제와 비육사 출신 중용이 두드러졌고, 보수 정부에서는 현장 재량 확대와 육사 출신 중심 인사가 강화됐다. 이재명 정부가 군에 별도의 작전지침을 내렸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일부 부대에서 빈총 경계와 경고통신·사격 자제, 삼단봉 휴대가 식별됐다.
김대중 정부 당시인 1999년 제1연평해전과 2002년 제2연평해전에는 선제사격 금지 수칙이 적용됐다. 2001년 북한 대형 상선의 영해 침범 때에는 국방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 승인을 거치라는 지시 속에 검색·승선·정선·나포가 이뤄지지 않았다. 노무현 정부는 2003년 북한 어선의 북방한계선 월선이 이어지자 우발 충돌 방지와 서해 평화체제 구축을 주문했고, 이는 2004년 국제상선공통망 교신을 규정한 6·4 합의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북한 도발과 피해를 먼저 확인한 뒤 대응하는 형태의 지침 완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 정부에서는 현장 지휘관의 판단과 자위권이 폭넓게 인정됐다. 2009년 대청해전에서 북한 경비정이 50여 발을 발사하자 한국 해군은 4,950발로 대응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한 고위급 인사들이 참석한 지 사흘 뒤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을 침범했을 때도 해군은 조준격파사격을 실시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 시기의 ‘선조치 후보고’ 원칙은 윤석열 정부에서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한다는 지침으로 확대됐다.
장성 인사에서도 정권별 차이가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정경두 공군참모총장을 합참의장에 기용하고 육군 대장 다섯 자리 중 두 자리를 비육사 출신에게 배분했다. 같은 해 장성 인사에서는 비육사 비율이 종전 20% 미만에서 30%대로 올랐고, 2020년에는 학군 출신 남영신 대장이 51년 만의 비육사 육군참모총장에 올랐다. 윤석열 정부에서는 육사와 비육사 출신 장성 비율이 약 8대 2까지 벌어졌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지난해 11월 육군 중장 진급자 14명 가운데 5명이 비육사 출신이었으며, 사관학교 통합 논의도 추진되고 있다. 정권에 따라 군의 대응 원칙과 인재 등용이 급변하지 않도록 작전 통제와 자율성 사이의 일관된 기준을 마련하는 과제가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