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집 국수 스물네 그릇에 담긴 수행과 기억
핵심 요약
장보배의 ‘스님의 맛’은 전국 사찰의 특별한 국수 스물네 그릇을 소개한다. 불일암 국수와 능이 배추 칼국수 등에는 수행자의 가르침과 몸을 돌보는 마음이 담겼다. 들깨칼국수와 시래기국수에는 삶을 붙든 사연과 가족에 대한 기억이 녹아 있다.
장보배가 쓴 신간 ‘스님의 맛’은 전국 사찰에서 만난 국수 스물네 그릇을 따라가며 음식에 얽힌 수행과 삶의 이야기를 풀어낸 책이다. 계간 ‘템플스테이’ 객원기자로도 활동한 저자는 덕조스님의 불일암 국수부터 정관스님, 동화스님, 우담스님이 만든 음식까지 한 권에 담았다.
불일암 국수는 단출한 식사를 중시했던 법정스님의 가르침을 새긴 맞상좌 덕조스님의 음식이다. 삶아 찬물에 여러 차례 씻은 국수에 간장과 물을 1대 0.5로 섞고 매실청, 꿀, 참기름을 보탠 양념을 비빈다. 조리법은 간결하지만 제철 푸성귀는 아끼지 않고 넉넉하게 올린다.
천진암 공양간에서 사찰음식 명장 정관스님이 만든 능이 배추 칼국수에는 몸을 돌보는 의미가 깃들어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회복을 위해 한 번 먹고, 증상이 나아갈 무렵 몸을 보호하고자 다시 먹던 음식이다. 긴장을 늦추기 어려운 수행 생활에서 잠시 여유와 자유를 누리게 하는 한 끼이기도 했다.
책에 소개된 국수에는 사람을 붙잡고 기억을 이어주는 사연도 담겼다. 묘견암 동화스님의 따뜻한 들깨칼국수는 홀로 생을 마치려던 한 사람의 마음을 되돌렸고, 제화사 우담스님의 투박한 시래기국수에는 어린 스님을 길러낸 할머니와의 추억이 배어 있다. 모과나무에서 펴낸 책은 모두 260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