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금지 결정에 막힌 반도체 설계 인력 이동
핵심 요약
법원의 전직금지 가처분 결정 이후 삼성전자 핵심 반도체 설계 인력의 경쟁사 이동이 제약받고 있다. 해당 인력들은 2027년 4월 30일까지 SK하이닉스와 계열사에 취업하거나 노무를 제공할 수 없다. 비메모리 부문의 메모리사업부 이동 공모도 중단돼 보상 격차를 둘러싼 내부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설계 인력의 SK하이닉스 경력직 이동이 최근 법원의 전직금지 가처분 결정 이후 어려워졌다는 불만이 DS부문 내부에서 커지고 있다. 특히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에서는 경쟁사 이직뿐 아니라 메모리사업부로 옮기는 사내 공모까지 중단돼 선택지가 좁아졌다는 박탈감이 번지고 있다. 경력을 포기하고 신입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돌지만 실제 채용 방침으로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논란의 계기는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에서 10년 넘게 낸드플래시 핵심 설계를 담당한 인력들에 대한 수원지법 결정이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삼성전자를 퇴사한 뒤 올해 2월 SK하이닉스로 자리를 옮겼다. 수원지법 민사31부는 지난달 삼성전자가 제기한 전직금지 가처분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퇴직 후 1년 6개월이 되는 2027년 4월 30일까지 SK하이닉스와 계열사에 취업하거나 노무를 제공하지 못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낸드플래시 설계가 국가 핵심기술에 해당하고 삼성전자가 해당 인력들을 핵심 인재로 별도 관리해온 점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이 결정 뒤 핵심 설계 직군의 경쟁사 이동에는 실질적인 제약이 생겼다는 인식이 확산했다. 설계 직군이 아닌 일부 직원은 이직에 성공한 사례가 있지만, 핵심 설계 인력은 같은 방식으로 자리를 옮기기 어렵다는 점에서 직군별 체감 격차도 커진 상황이다.
내부 이동 통로도 닫혀 있다. DS부문의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에서 메모리사업부로 전환하는 잡포스팅은 지난해 상반기 이후 전면 중단됐다. 당시 반기 성과급인 목표달성장려금 차이만으로도 메모리 부문 지원이 몰렸고, 최근 특별경영성과급 신설로 사업부 간 보상 격차는 더 벌어졌다. 대규모 사내 공모를 다시 열 경우 비메모리 핵심 인력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중단 배경으로 거론되면서, 외부 이직과 내부 전환이 동시에 막힌 직원들의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