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 체호프의 ‘니나’로 15년 만의 귀환
핵심 요약
전미도가 2011년에 이어 15년 만에 연극 ‘갈매기’의 니나로 돌아왔다. 무대 위 호수는 극이 흐를수록 불어나 마지막에는 공간 전체를 덮는다. 김정이 연출한 공연은 삶과 예술, 사랑과 희미해진 꿈의 의미를 묻는다.
배우 전미도가 2011년에 이어 15년 만에 연극 ‘갈매기’의 니나로 무대에 섰다. 안톤 체호프(1860~1904)의 대표작을 새롭게 구성한 이번 공연은 9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1975 씨어터에서 막을 올렸다. 작품은 시골 영지를 배경으로 예술가를 꿈꾸며 방황하는 뜨레쁠레프와 배우로 성공하길 바라는 니나, 두 사람을 에워싼 인물들의 삶과 예술, 사랑을 비춘다.
전미도가 연기하는 니나는 초반에 감정을 숨기지 않는 생기 넘치는 소녀로 등장하지만, 실패와 상실을 겪은 뒤에는 전혀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삶의 방향을 묻는 니나의 변화가 극의 중심을 이룬다. 뜨레쁠레프는 임철수, 그의 어머니이자 유명 배우인 아르까지나는 우현주와 양소민이 맡았다. 불안하게 흔들리는 작가 뜨리고린은 이동하가, 중년의 매력적인 의사 도른은 박호산과 이정열이 연기한다.
이번 무대는 2011년 공연을 제작했던 극단 맨시어터가 다시 선보이는 작품이다. 당시에는 1층 객석을 모두 들어낸 실험적인 공간 구성이 주목받았고, 이번에는 호수를 공연장 안에 옮겨 놓은 듯한 장면을 구현했다. 이태섭 무대 디자이너가 설계한 호수는 수면에 비친 허상과 실제가 맞닿는 초현실적 감각을 만드는 장치다. 극이 진행될수록 물이 차오르고, 막바지에는 무대 전체가 물로 뒤덮인다.
연출은 제54회 동아연극상을 받은 김정이 맡았다. 예술가와 그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넘어, 꿈으로 충만했던 젊은 시절을 지나 희미해진 꿈을 붙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작품 안에 담았다. 새로운 예술을 좇는 뜨레쁠레프와 빛나는 미래를 바랐으나 삼류 배우로 남은 니나의 엇갈린 여정은 관객에게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질문한다. 공연은 같은 장소에서 3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