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도, 15년의 깊이로 다시 빚은 니나
핵심 요약
전미도가 15년 만에 연극 ‘갈매기’의 니나로 복귀했다. 과거에 놓쳤던 니나의 욕망과 두려움, 고통을 한층 깊어진 연기로 풀어냈다. 맨씨어터의 재공연은 오는 31일까지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열린다.
배우 전미도가 15년 만에 연극 ‘갈매기’의 니나로 돌아왔다. 12일 서울 광진구 티켓링크 1975 씨어터에서 공개된 1·2막에서 그는 배우를 꿈꾸는 시골 소녀의 순수함뿐 아니라 성공을 향한 욕망과 불안까지 세밀하게 펼쳐 보였다. 지난 9일 개막한 이 작품은 극단 맨씨어터가 2011년 초연 이후 다시 선보이는 대표작이다.
전미도는 연인 뜨레쁠레프의 희곡 무대에 서는 연기 지망생과 성공한 작가 뜨리고린을 동경하는 인물의 상반된 내면을 함께 그렸다. 처음에는 나이를 이유로 출연을 고사했으나, 대본을 다시 읽으며 과거에는 보지 못했던 니나의 갈등과 욕망, 두려움을 발견했다. 뜨레쁠레프를 떠나 뜨리고린을 택한 뒤 버림받는 후반부의 고통도 이전보다 깊고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다고 판단해 합류했다.
이번 공연은 전미도가 2018년 ‘오슬로’ 이후 8년 만에 서는 연극 무대이자 배우 생활 초기에 만난 배역과 재회하는 자리다. 김정 연출은 원작의 틀을 크게 바꾸지 않은 채 대사 이면에 놓인 인물들의 본능과 욕망을 무대 구도와 신체 표현으로 드러냈다. 수많은 ‘갈매기’가 공연된 상황에서 현재의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는 데 집중한 결과다.
재공연의 바탕에는 초연 배우들을 중심으로 쌓인 극단의 결속과 호흡이 자리했다. 맨씨어터 대표 우현주는 아르까지나를 맡았고, 다른 작품에서 주연으로 활동하는 배우들도 조연으로 힘을 보탰다. 초연에서 뜨리고린을 연기한 박호산은 이번에는 의사 도른으로 배역을 바꿔 무게감과 유쾌함을 더한다. 극단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다는 전미도의 복귀 무대는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