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망 지연 키운 보상 확대의 역설
핵심 요약
동서울 변환소 증설은 주민 반발과 인허가 문제로 2년째 중단됐다. 밀양과 북당진 사례에서는 장기 갈등 뒤 법률 제·개정과 보상 확대가 뒤따랐다. 전력망 지연을 줄이려면 소통 강화와 함께 일관된 보상 원칙이 요구된다.
밀양 송전탑과 북당진~신탕정 송전선로에 이어 경기 하남시 동서울 변전소·변환소에서도 주민 반발과 보상 확대가 맞물리는 양상이 반복되고 있다. 기존 변전소를 건물 안으로 옮기는 공사는 진행 중이지만, 여유 용지에 초고압직류송전 변환소를 짓는 사업은 하남시가 주민 반발을 이유로 인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2년째 중단된 상태다.
정부는 지난해 9월 시행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에 특례를 마련해 옥내화 이후 송주법 지원 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던 동서울 변전소가 계속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지방자치단체 지원도 가능해졌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장을 방문한 뒤 주민 간담회를 두 차례 열었고, 지난달 30일에는 국회 공청회가 진행됐다. 합의가 성사되면 특별법과 특례가 함께 적용되는 첫 사례가 된다.
비슷한 흐름은 밀양에서도 나타났다. 정부는 2013년 주민 대표·한국전력·산업통상자원부가 참여한 협의회를 구성하고 태양광 설비를 포함해 555억원 규모의 보상을 약속했다. 지역특수보상사업비는 한전의 최초 계획보다 20억원 많은 185억원으로 정해졌으며, 내규 개정과 송주법 제정을 거쳐 최대 40%인 74억원을 5개면 30개 마을 1800여가구에 약 400만원씩 직접 지급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기존의 지자체 사업 중심 간접 지원에서 개별 가구 보상으로 범위가 넓어진 것이다.
송주법 지원 단가도 2024년 제정 10년 만에 물가상승률을 반영해 18.5% 인상됐다. 개정 계기가 된 북당진~신탕정 선로는 2003년 착수 후 인허가 지연과 민원으로 2024년 11월에야 1.3GW 전력 공급을 시작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송전선로 29개 중 준공은 이 사업 하나뿐이고, 시공 중인 4개 가운데 3개가 민원으로 늦어졌다. 변전소·변환소 25개도 준공은 1개에 그친다. 정부가 지중화 확대와 철탑 최소화, 입지 선정의 민주성·투명성 강화를 제시한 가운데, 반대가 커질수록 지원이 확대된다는 선례를 차단할 일관된 보상 원칙이 전력망 확충의 과제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