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향해 바닥서 물…주차장 진압 설비 진화
핵심 요약
AI가 전기차 화재 징후를 감지하면 바닥 노즐이 배터리 하부에 물을 집중 살수한다. 기존 주차장에도 설치할 수 있지만 주차면당 비용은 약 2500만~3000만원이다. 보급 확대를 위해 공통 성능 기준과 점검·책임·유지관리 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 실내 주차장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자동으로 냉각하는 상방향 직수 장치가 가동되고 있다. 인공지능 CCTV 한 대가 충전구역 3면을 24시간 살피다가 70℃ 이상의 열이나 연기·불꽃을 포착하면 화재가 난 주차면의 바닥 노즐 8개가 분당 240L 이상의 물을 차량 하부로 뿜는다. 사람이 접근하기 전에 초기 냉각을 시작하는 구조다.
국립소방연구원 실증시험에서는 화재 발생 10분 안에 배터리 열폭주를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됐다. 장치는 기존 주차장에도 설치할 수 있으며 비용은 주차면당 약 2500만~3000만원이다. LG전자 마곡 R&D센터와 청라 하나금융센터, 오티에르 반포, 래미안 라그란데 등 업무시설과 공동주택 사업장에도 공급됐다. 2024년 인천 청라 아파트 화재 이후 감지와 하부 살수를 결합한 제품을 내놓는 업체도 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는 수백 개의 리튬이온 셀로 구성돼 한 셀의 이상 고온이 주변 셀로 번지면 열폭주가 일어날 수 있다. 겉불을 끈 뒤에도 내부에서 재발화할 가능성이 있어 배터리 가까이에 물을 집중하는 냉각이 중요하다. 현장에서는 차량을 질식소화포로 덮은 뒤 이동식 수조로 식히지만, 승용차용 포는 무게가 20~30㎏이고 길이도 가로·세로 6~9m에 달한다. 고온과 유독가스가 발생하는 폐쇄 공간에서 일반인이 직접 펼치기에는 한계가 크다.
상용화 약 2년을 맞은 자동 직수 장치는 보급 초기 단계다. 제품마다 감지 조건과 방수량, 살수 시간, 담당 주차면 수가 다르지만 공통 성능 기준은 충분하지 않고 장시간 실화재 작동 사례도 많지 않다. 점검 주기와 오작동 책임, 유지관리비 부담 주체도 정해야 한다. 전기버스 배터리팩을 뚫어 물을 넣는 관통형 장비와 셀 간 열전이를 막는 삼성SDI의 No-TP, 이상 징후를 찾는 LG에너지솔루션의 EIS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 현재는 조기 감지와 상부 스프링클러, 하부 집중 살수를 함께 운용하는 다중 대응체계가 현실적인 초기 대응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