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광 신호 동시 해독하는 BCI 칩 개발
핵심 요약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하나의 칩에서 동시에 측정하는 광반도체 BCI가 개발됐다. 쥐 실험에서 뇌파 변화와 신경세포 반응을 함께 포착했고 이식 일주일 뒤에도 염증과 운동 기능이 정상이었다. 범용 CMOS와 3D프린팅 후공정을 결합해 제작비를 기존의 100분의 1 수준으로 낮췄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이창혁 뇌과학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이 전기 신호와 빛 신호를 하나의 반도체 칩에서 동시에 읽는 차세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칩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신경세포가 언제 활동했는지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세포가 반응했는지까지 한꺼번에 파악하도록 설계된 광반도체 기반 장치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실리콘 침 13개에 전극 416개와 빛 감지 화소 832개를 집적했다. 최소 침습 방식으로 뇌에 이식하면 세포 크기의 센서가 뇌 안에 3차원으로 배치돼 신경세포 내부의 정보 처리 과정까지 광신호로 감지한다. 살아 있는 쥐의 세 뇌 부위에 칩을 이식한 실험에서는 마취 깊이에 따른 뇌파 변화와 시각 자극에 반응하는 신경세포의 움직임을 동시에 포착했다. 이식 일주일 뒤에도 염증 반응과 운동 기능은 모두 정상으로 확인됐다.
뇌질환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려면 신경세포의 활동 시점과 세포 종류를 함께 구별해야 한다. 전기 신호는 세포가 반응한 시점을 보여주고 빛 신호는 세포의 종류를 식별하는 데 쓰이지만, 기존에는 두 정보를 단일 칩에서 동시에 측정하기 어려웠다. 이번 칩은 세포의 종류와 위치, 활동 시점을 함께 해독해 파킨슨병과 치매, 뇌전증, 우울증 등 뇌질환 연구와 정밀 진단·치료에 활용할 기반을 마련했다.
제작에는 스마트폰 등에 적용되는 범용 CMOS 공정과 3D프린팅 기반 후공정 기술이 결합됐다.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제작비를 기존의 100분의 1 수준으로 줄였으며, 국내 반도체 파운드리·팹리스 인프라를 활용해 칩을 생산하고 고도화할 가능성도 확보했다. 연구진은 광반도체 BCI라는 새로운 기술 영역을 제시하고 한국 반도체 산업의 역량을 BCI 산업과 연결할 토대를 마련했다. 연구 성과는 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 최신 호에 실렸으며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