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합업종 8년, 반복 보호 넘어 자생력 키워야
핵심 요약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가 시행 8년을 맞았지만 장기 보호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지정 기업의 매출 증가 폭이 시간이 지나며 둔화하고 소상공인은 비교집단보다 낮은 증가율을 보인 분석도 나왔다. 한시적 보호와 함께 자구 노력, 졸업제도, 산업 전환기 업종의 연착륙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영세 소상공인의 생존 기반을 지키기 위해 도입된 생계형 적합업종 제도가 시행 8년을 맞았지만, 보호 기간이 경쟁력 강화로 이어졌는지를 두고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반복 재지정보다 한시적 보호를 원칙으로 삼고, 업종별 자구 노력과 시장 연착륙을 함께 지원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떡국떡·떡볶이떡 제조업은 이번 재지정으로 보호 기간이 모두 16년에 이르게 됐다. 2014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됐고, 경영 악화를 호소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2021년부터 5년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다시 보호됐다. 2023년 노용환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의 분석에서는 지정 중소기업 매출 증가 폭이 3년 후 4.43%로 정점을 기록한 뒤 4년 후 2.92%, 5년 후 2.22%로 낮아졌다. 소상공인은 비교집단보다 증가율이 떨어지는 결과도 나타났다.
적합업종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사업 확장과 대·중소기업 간 양극화를 줄이는 장치라는 필요성과 상징성을 인정받아 왔다. 반면 임채운 서강대 경영학과 명예교수는 보호와 산업 발전·경쟁력·수출 성장이 충돌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양균 한국중견기업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동일 품목이 중소기업 적합업종 종료 후 생계형 적합업종으로 다시 지정되면 사실상 장기 보호가 가능하고, 국내 중견·대기업 규제가 형평성과 산업 경쟁력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1979년 도입된 중소기업 고유업종 제도는 한때 지정 업종이 230개를 넘었지만 기술개발과 투자, 품질 개선 등 자생력을 떨어뜨린다는 비판 속에 2006년 폐지됐다. 전문가들은 같은 한계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지정 기간에 활성화 정책을 병행하고 사후관리와 졸업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장세가 둔화됐거나 산업 전환기에 놓인 업종에는 별도 지원도 필요하다. 백훈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 유지와 투자가 어려운 LPG 연료 소매업의 경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사업 전환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