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임금층 임금 정체로 격차 확대 전환
핵심 요약
한국의 시간당 임금 격차가 2020년을 전후해 확대 국면으로 전환됐다. 고임금층과 저임금층의 격차는 2020년 3.485배에서 2024년 3.619배로 커졌다. 최저임금 인상률 둔화와 비정규직 증가가 저임금층의 상대적 임금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2010년대 내내 좁혀지던 한국의 시간당 임금 격차가 2020년을 전후해 다시 벌어진 것으로 분석됐다. 최저임금 인상 속도가 느려지면서 저임금 노동자의 상대적 임금이 하락한 데다 비정규직 비중까지 커진 점이 추세 전환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번 분석은 고용노동부의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를 토대로 이뤄졌다.
김수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원의 연구 논문 ‘2020년 전후 국내 노동시장의 시간당 임금 불평등 추세 전환 분석’을 보면, 고임금 노동자와 저임금 노동자의 시간당 임금 격차는 2010년 5.517배에서 2020년 3.485배로 축소됐다. 그러나 이후 방향이 바뀌어 2024년에는 3.619배로 확대됐다. 고임금층과 중위임금층의 격차는 2020년 이후에도 완만하게 줄었지만, 중위임금층과 저임금층의 차이는 다시 커졌다.
저임금층의 상대적 임금 하락에는 최저임금 인상률 둔화가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시간당 최저임금은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7.7% 올랐으나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인상률은 3.5%로 낮아졌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시간당 1만700원으로 확정돼 올해보다 3.7% 오른다. 2020년 이전에는 최저임금이 임금 분포의 하단을 끌어올렸지만, 인상률 둔화 이후 이러한 격차 완화 기능도 약해진 것으로 평가됐다.
임금 불평등이 컸던 2000년대 중반에는 일자리 양극화와 고숙련 노동 수요 증가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2020년 이후에는 최저임금을 포함한 제도·정책 요인의 영향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일자리 양극화와 인구 고령화, 고학력화, 비정규직 증가도 격차 확대 요인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정규직은 2010년대와 2020년대 모두 불평등을 키웠고 최근에는 비중의 상승 폭까지 확대돼 영향이 더 강해졌다. 연구는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정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