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개방형 모델 앞세운 중국 AI, 아프리카 확산
핵심 요약
중국 오픈소스 AI가 낮은 비용과 높은 수정 자유도를 앞세워 아프리카 개발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현지 서비스 구축비를 최대 90% 절감할 수 있어 제한된 자원과 다양한 토착 언어 환경에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AI의 활용도는 여전히 높지만 접근 중단 사례를 계기로 과도한 의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알리바바와 딥시크 등 중국 기업의 인공지능 모델이 케냐·우간다·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지 개발자들은 최고 수준의 성능보다 적은 비용으로 직접 수정하고 운영할 수 있는지를 중시하며, 폐쇄형 유료 서비스가 많은 미국산 모델 대신 중국산 오픈소스 모델을 주요 선택지로 채택하고 있다.
우간다 개발자 어니스트 므웨바제는 자국의 수십 개 토착 언어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미국과 중국의 AI를 시험한 뒤 알리바바 모델을 선택했다. 비용이 저렴하고 자체 데이터를 이용한 맞춤형 모델 구축이 쉬웠기 때문이다. 완성된 서비스는 농민들에게 지역 언어로 날씨 예보와 농업 정보를 제공한다. 케냐의 디지털 마케팅 사업가 모세스 케미바로는 중국 AI를 활용하면 전체 구축비를 최대 90% 줄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 AI는 높은 성능을 제공하지만 대체로 폐쇄형 유료 방식이어서 사용량이 늘수록 비용도 계속 발생한다. 중국 AI는 무료로 내려받아 별도 승인 없이 수정할 수 있으며, 서버 비용만 부담하면 자체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다. 제한된 자원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모델을 찾는 현지 수요와 맞물린 구조다. 중국 정부도 AI를 소프트파워 확대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7월 AI의 혜택을 공동으로 누려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케냐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을 포함한 아프리카 7개국은 중국과 AI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중국 모델이 미국 AI를 모두 밀어낸 것은 아니다. 케냐 일반 이용자들은 챗GPT와 클로드를 널리 사용하고, 높은 정확도가 필요한 업무에서도 미국 서비스의 비중이 크다. 중국 오픈소스 모델 상당수도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에서 구동돼 미국 기업이 데이터센터 수익을 얻고 있다. 다만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앤트로픽이 자사 모델 ‘페이블’에 대한 케냐 이용자 접근을 중단한 뒤, 특정 국가의 AI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서비스 이용이 제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아프리카에서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