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과세 심의, 기업 의도 판별 기준 쟁점
핵심 요약
정부·여당의 주가 누르기 방지 입법을 두고 저평가 원인을 판별할 기준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정부안은 약 100~120개 기업을, 민주당 안은 약 1300개 상장사를 적용 대상으로 예상한다. 기업의 입증 부담과 세무당국의 판단 권한, 기존 상속세와의 이중규제 가능성이 주요 쟁점이다.

정부·여당이 세금 회피 목적의 주가 하락을 막기 위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을 추진하는 가운데, 정상적인 시장 저평가와 의도적인 주가 누르기를 구분할 객관적 기준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높은 상속세율이 적용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평가 절차까지 도입하면 기업에 이중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정경제부의 세제개편안은 최근 13개 반기 가운데 누적 12개 반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업종별로 코스피 하위 25%, 코스닥 하위 10%에 속한 회사를 장기 저PBR 기업으로 분류한다. 최근 1년 안에 중복상장이나 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주가가 30% 이상 급락한 기업도 심의 대상이다. 해당 행위가 주가 누르기가 아니라는 점은 납세 기업이 입증하고, 국세청 평가심의위원회가 최종 판단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의원은 5일 정부안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별도의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안은 이소영 의원이 앞서 제시한 취지를 반영해 PBR 0.8배 미만인 모든 상장사를 심의하되 자본잠식, 회생절차, 구조조정 등 경영난을 겪는 기업은 제외한다. 민주당 안의 예상 적용 대상은 약 1300개 상장사로 추정되며, 정부안의 100~120개보다 범위가 크게 넓다.
주가는 경영진의 판단뿐 아니라 금리와 경기, 산업 사이클, 외국인 수급 등 여러 변수의 영향을 받는다. 같은 PBR 수준에서도 배당 축소에 따른 주주가치 훼손과 실적 부진에 따른 자연스러운 저평가가 함께 나타날 수 있어 수치만으로 세금 회피 의도를 가리기 어렵다. 정상적인 경영 판단을 기업이 소명하는 과정에서 세무당국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가능성과 함께, 명확한 판별 기준을 마련하기 전에 과세 기준부터 바꾸는 것이 조세법률주의 취지에 부합하는지를 둘러싼 논란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