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신청 넓어지지만 낮은 인용률·법원 부담 과제
핵심 요약
10월 2일부터 약자 대상 범죄의 신고의무자도 재정신청을 할 수 있다. 사건 관할은 고등법원에서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변경된다. 검찰 기소권 견제 효과와 달리 1% 미만의 인용률과 법원 업무 부담이 과제로 남았다.
검찰의 직접·보완수사권 폐지를 담은 개정 형사소송법이 10월 2일 시행되면서, 검사의 불기소 처분을 법원이 심사하는 재정신청 제도의 이용 범위도 확대된다. 재정신청이 인용되면 검사가 해당 사건을 기소해 재판 절차가 시작된다. 검찰의 기소 판단을 견제하고 범죄 피해자의 권리를 넓힐 장치라는 평가와 함께 실효성과 법원 업무 부담을 둘러싼 우려가 제기된다.
기존에는 피해 당사자인 고소인과 직권남용·불법체포 및 감금·폭행 및 가혹행위·피의사실공표 사건의 고발인만 재정신청을 할 수 있었다. 개정법은 가정폭력, 노인학대,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 아동학대, 장애인학대 관련 사건까지 고발인의 신청 범위를 넓혔다. 다만 의료인과 교사, 사회복지사 등 개별법상 신고의무자로 자격을 제한했으며, 사건 관할은 고등법원에서 각 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옮겼다.
제도 확대는 스스로 신고하거나 형사 절차에 대응하기 어려운 아동과 장애인 등에게 추가적인 권리구제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검찰이 독점해 온 기소 여부 판단을 법원이 다시 살필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반면 재정신청 심리는 사실관계를 수사에 가깝게 검토해야 하는 절차여서 합의부가 많지 않은 수도권 지방법원을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신청 인용 뒤 같은 지방법원이 본안 재판까지 맡는 문제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낮은 인용률은 제도의 현실적 한계로 남아 있다. 재정신청은 최근 해마다 2만여 건이 접수됐지만 공소제기 결정 비율은 1%를 밑돌았다. 2023년에는 2만2293건 가운데 121건만 인용돼 인용률이 0.54%에 그쳤다. 피해자가 시간과 비용을 추가로 쓰고도 구제받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모든 고발인에게 신청권을 주는 방안은 법원이 사실상 모든 불기소 사건을 다시 판단하게 돼 권력분립 원칙과 충돌할 수 있다는 반대에 부딪혀 이번 개정 범위에서 제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