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 앞둔 ‘애정만세’, 빈집에 스며든 고독
핵심 요약
차이밍량 감독의 1994년작 ‘애정만세’가 2026년 8월 12일 재개봉한다. 빈 아파트를 드나드는 인물들의 기묘한 관계가 대도시의 고독과 갈망을 드러낸다. 1990년대 대만의 도시 풍경은 성장 뒤에 남은 공허를 압축해 보여준다.
차이밍량 감독의 1994년작 ‘애정만세’가 오는 12일 국내에서 다시 관객을 만난다. 작품은 빈 아파트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드나드는 세 인물을 통해 대도시의 고독과 관계에 대한 갈망을 비춘다. 그중 샤오캉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도입부부터 낯선 타인과 기묘한 접촉을 이어가며 서사의 중심에 선다.
샤오캉은 남의 집에 몰래 들어온 사실을 아룽에게 들킨 뒤에도 아파트 출입을 멈추지 않는다. 집 안의 가재도구로 식사하고 드레스를 입는 등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운 행동도 거듭한다. 처음에는 난처하게 마주한 두 무단점거자는 차츰 담배를 나누고 차를 함께 타며, 짐을 맡기거나 저녁 식사를 하는 이웃 같은 관계로 가까워진다.
말수가 적고 움직임도 느린 샤오캉은 수동적이거나 타인을 배척하는 인물로만 머물지 않는다. 빈집에서 보낸 뜻밖의 시간을 거치며 생기를 되찾고, 소수자로서 품어온 외로움은 타인을 향한 애틋한 갈망으로 드러난다. 이 역할은 차이밍량의 첫 장편부터 30여 년간 함께한 배우 이강생의 현실 속 모습과 고유한 속도감을 화면에 옮겨 놓았다.
부동산 중개인 메이의 동선에는 1990년대 대만의 급속한 도시 변화가 겹친다. 신도시 아파트와 고층빌딩, 넓은 차도 옆 공원용지에는 앙상한 묘목과 출입 금지 표식이 남아 번영과 공허를 동시에 드러낸다. 118분 분량의 이 작품은 이강생·양귀매·진소영이 출연했으며, 제51회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받은 뒤 2026년 8월 12일 15세 관람가로 재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