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 걷힌 소녀상 곁에 모인 평화의 목소리
핵심 요약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연대집회가 10개국 222개 단체의 참여로 서울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바리케이드가 지난 5월 철거되면서 참석자들은 6년 만에 가림막 없는 소녀상 곁에서 기림일을 맞았다.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의 책임 이행과 피해자 명예회복, 혐오와 전쟁범죄가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촉구했다.
제14차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와 제1765차 정기 수요시위가 12일 낮 서울 종로구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정의기억연대와 10개국 222개 단체가 함께한 현장에는 일본 정부의 공식 사죄와 배상,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 회복, 전쟁 없는 세상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소녀상 옆 구조물에는 모든 여성이 피해받지 않는 세상과 평화를 기원하는 글이 여러 장 걸렸다.
참석자들은 한국 정부가 일본 정부의 책임 이행을 촉구하고 피해자 명예회복에 힘써야 한다고 요구했다. 혐오와 차별이 없는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자는 구호도 외쳤다. 피해생존자인 박필근·이용수 할머니는 영상으로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근 법무부에서 난민 인정을 받은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 활동가 살레 알란티시는 피해자의 존엄과 자유, 권리에 기반하지 않은 평화는 성립할 수 없으며 진실과 기억도 지워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은 피해 사실을 공개 증언한 고 김학순 할머니를 기리기 위해 국제연대체 아시아연대가 8월14일로 지정했다. 김 할머니의 증언에서 출발한 문제 해결 운동은 국내를 넘어 전쟁과 혐오, 차별에 맞서는 국제적 연대로 확장됐다. 올해 행사는 2020년 극우단체의 훼손 우려로 설치된 바리케이드가 지난 5월 전면 철거되면서 6년 만에 가림막 없는 소녀상 곁에서 진행됐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2026년 2월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이 개정돼 관련 허위사실 유포자를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한경희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법 개정과 바리케이드 철거가 이뤄졌고, 수요시위를 방해해 온 역사부정 세력에 맞서 평화로를 되찾았다며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참석자들은 일본 정부의 외면과 일부 세력의 모욕·왜곡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피해자의 기억을 지키고 세계 곳곳의 혐오와 전쟁범죄를 멈추기 위한 연대를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