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빠진 트럼프의 이란 전략, 오판 논란 확산
핵심 요약
이란과의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략을 둘러싼 오판 논란이 커졌다. 합의 추진과 강한 무력 사용 모두 정권 교체나 비핵화 등 기대했던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전쟁 이후 이란 종교·군부 지도부의 권력은 오히려 강화되고 양국 간 거리는 더 멀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 있게 시작한 이란과의 전쟁이 예상과 달리 길어지면서 이란 지도부와 권력 구조를 잘못 판단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정권 교체와 비핵화 등 기대했던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합의를 끌어내려던 외교적 접근과 강한 무력 사용 모두 원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있지만 전쟁 초기의 여유는 크게 줄었다. 지난달 31일에는 이란이 대화를 원하면서도 약속을 자주 어긴다며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전쟁 기간 이란 지도부를 비이성적이라고 비난하다가도 합리적이거나 영리하다고 평가하는 등 상반된 인식을 잇달아 내놓았다. 중동 전문가들은 전쟁을 빨리 끝내려는 조급함까지 노출되면서 협상 구도에서 이란에 유리한 여건이 형성됐다고 진단했다.
미국 대통령들이 이란과의 관계에서 좌절을 겪은 사례는 과거에도 반복됐다. 지미 카터와 로널드 레이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인질 협상이나 관계 개선을 추진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얻지 못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2015년 이란 핵합의인 JCPOA를 체결했으나 양국 관계의 전면적 개선에는 이르지 못했다. 이란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반서방·반미·반이스라엘 기조를 유지했고, 미국에 우호적인 대통령이 집권해도 일정한 거리를 뒀다.
이번 전쟁은 양국 사이의 간극을 더욱 벌린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정책 결정자들이 수십 년간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강한 이념적 신념과 제도화된 권력 구조를 과소평가해 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전쟁을 거치며 이란의 종교·군부 지도부는 오히려 권력을 강화했고, 내부에는 현 체제를 실질적으로 대신할 세력도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대타협과 군사적 압박을 동시에 시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은 이란 체제의 약화를 끌어내지 못한 채 역대 행정부가 겪었던 난제를 다시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