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전 부담 커진 미국, 이란 경제 압박 강화
핵심 요약
미국이 이란과의 협상 교착 속에 경제·금융 제재를 핵심 압박 수단으로 다시 내세웠다. 이란산 원유 선적은 전쟁 전 하루 180만 배럴에서 최근 50만 배럴 미만으로 줄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국제유가와 미국 물가에도 부담을 주면서 장기전의 지속 가능성이 관건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교착 상태에 빠진 이란과의 협상을 돌파하기 위해 군사 공격과 함께 경제·금융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수개월간 이어진 폭격으로 이란 경제가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판단 아래 핵 프로그램 중단과 호르무즈해협의 전면 개방을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란이 평화 협상에서 보상을 요구하자 트럼프 대통령도 미국 측 보상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행정부는 4월 16일부터 ‘경제적 분노 작전’을 가동해 이란산 원유를 사거나 이란과 금융 거래를 하는 제3국까지 제재할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이와 함께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 봉쇄도 지속하고 있다. 이란산 원유의 하루 평균 선적량은 전쟁 이전 180만 배럴에서 최근 한 달간 50만 배럴 미만으로 감소했다. 미국은 앞으로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압박 수위를 더 높일 선택지가 남아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행정부가 1979년 11월 이후 수십 년간 제재를 시행하고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지를 꺾지 못했다며 2월 28일 시작된 폭격과 미사일·드론 공격을 정당화해 왔다. 그러나 핵무기와 호르무즈해협, 탄도미사일 문제가 번갈아 전쟁 목표로 제시된 데다 단기간에 충돌을 끝내겠다는 약속도 실현되지 않았다. 미국의 핵심 무기 비축량이 줄고 간헐적으로 재개되던 협상마저 다시 멈추면서 경제 제재가 주요 수단으로 부상했다.
이란 경제는 올해 5.4% 역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란 정부가 집계한 연간 물가상승률은 88.6%다. 트럼프 대통령은 물가상승률이 300%에 이르고 군인 급여도 지급하지 못한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미 행정부 당국자들이 제시한 수준보다 높다. 전쟁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약 20%가 지나던 호르무즈해협이 사실상 막히면서 11일 국제유가도 올랐다. 미국 역시 휘발유 가격과 물가, 차입 비용 상승 부담을 안고 있어 제재가 이란의 태도 변화를 이끌 때까지 장기 압박을 감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