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까지 증시에 넣은 개인들, 급락장서 손실 확정
핵심 요약
주택 잔금 5000만원을 주식에 넣은 30대 가장이 급락장에서 원금 손실을 확정했다. 신용거래융자와 예탁증권 담보융자가 함께 줄며 개인의 레버리지 투자 수요가 위축됐다. 목적성 자금의 저점 투매 위험이 부각된 가운데 코스피의 반등 가능성도 제기됐다.
서울 은평구 구축 아파트 입주를 앞둔 30대 가장 A씨는 지난 5월 잔금으로 마련한 목돈 가운데 5000만원을 국내 주식에 투자했다. 9월 잔금일까지 두세 달간 대형주를 보유해 대출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려 했지만, 시장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수익은 사라졌고 반드시 지켜야 할 원금까지 줄었다. 결국 추가 손실로 잔금을 치르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에 지난주 보유 주식을 모두 시장가로 처분했다.
7월 들어 매도·매수 사이드카가 번갈아 발동될 정도로 변동성이 커진 데 이어 반도체 업황 고점 우려와 외국인의 대규모 차익 실현 매물이 시장을 압박했다. 코스피가 한 달 만에 고점 대비 40% 급락하자 주택 중도금과 잔금, 전세보증금, 대출 상환금처럼 사용 시점과 목적이 정해진 돈까지 투자했던 개인들의 손실이 커졌다.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으로 뛰어든 투자자들이 급락 국면에서는 시장을 떠나는 모습도 나타났다.
투자 열기 위축은 대출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주식 매수 자금을 증권사에서 빌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약 6개월 만에 3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보유 주식을 담보로 현금을 빌리는 예탁증권 담보융자도 지난달 31일 약 25조4493억원으로 집계돼 지난 3월보다 약 3조원 감소했다. 증시 급락과 반대매매가 겹치면서 빚을 활용한 투자뿐 아니라 주식을 담보로 한 자금 수요까지 전반적으로 움츠러든 흐름이다.
목적성 자금을 투자금과 별개로 여기는 심리는 행동경제학의 ‘심적 회계’로 설명된다. 그러나 만기가 정해진 돈을 주식에 넣는 순간 가격 변동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고, 지급일이 가까워질수록 손실 공포가 커져 저점 투매로 이어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일 분석에서 실적과 경기가 양호한 상황에서 주가가 고점보다 30% 넘게 하락한 사례는 처음이라며, 이번 조정을 공포 심리와 디레버리징이 겹친 일시적 현상으로 판단했다. 코스피가 역사적 저평가 구간에 들어선 만큼 강한 반등 가능성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