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사고 책임, ‘운전자’에서 ‘운행체계’로
핵심 요약
무인 자율주행차 사고 책임의 기준을 운전자에서 운행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법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고 결과보다 각 주체의 구체적인 의무와 대응 권한, 의무 위반 여부를 중심으로 책임을 판단해야 한다. 기술 승인·운행 허가·사고 조사를 연결하고 안전 평가도 차량에서 운행 체계 중심으로 개편해야 한다.
무인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대비해 사고 책임의 기준을 사람 운전자에서 운행관리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법 과제가 제기됐다. 김종갑 한국도로교통공단 비상임이사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율주행 사고책임·국민안전 세미나에서 현행법이 운전자 책임을 중심으로 설계돼 운행 사업자, 원격지원, 안전관리, 제조사, 정비 주체의 역할을 충분히 구분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책임 판단은 사망이나 상해라는 사고 결과보다 각 주체가 구체적인 주의 의무를 위반했는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설명이다. 사고 당시 원격 관제센터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책임을 부과할 수 없으며, 사고 전에 필요한 정보를 받았는지와 차량 정지 권한 등 대응 수단을 갖췄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운행 주체와 주체별 의무, 공공도로 운행 허가권자, 사고 책임 기준, 위험 발견 뒤 운행 중지와 재개를 결정할 주체도 명확히 정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내년까지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레벨4 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 경쟁과 고도화가 빨라지는 만큼 사고 발생 때 책임을 예측할 수 있도록 법적 기준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김 비상임이사는 지난달 발의된 ‘자율주행자동차의 도로운행 등에 관한 법률안’에 이러한 사고 책임 구조를 세우는 내용이 담겼다고 설명했다.
안전 평가 역시 자동차와 시스템의 기술 요건만 확인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운행 체계 전반을 살피는 구조로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사업자가 특정 구역에서 해당 차량을 운행할 역량이 있는지, 원격 대응과 사고 대응 체계가 적절한지까지 평가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에는 문제 차량 통제권과 사고 현장 보존·운행 데이터 확보 권한이, 사업자에게는 차량 운행 중지 권한이 필요하다. 기술 승인과 운행 허가, 사고 조사를 하나의 안전관리 체계로 연결하고 도로교통 법제를 운전자 중심에서 운행 중심으로 바꾸는 것이 출발점으로 제시됐다.